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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심장 된 잠실점, 변신은 ~ing…정준호 신임 대표, 명품 브랜드 유치·F&B 강화 가속화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01-17 08:24 | 최종수정 2022-01-20 10:13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이 트렌드세터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강남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MZ세대(1980년~2000년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뉴 롯데 만들기' 프로젝트 효과가 성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잠실점은 지난해부터 리노베이션을 통해 대형화·럭셔리 트렌드 대응에 나섰고, 유명 명품 브랜드 입점 추진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한 브랜드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심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환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장으로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를 롯데백화점 대표(부사장)을 선임했다. 42년 만의 외부 인사 영입이다. 정 대표가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단일 점포 기준 매출 1위)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백화점 업계 1위 입지 굳히기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잠실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전 점포로 식음료(F&B) 강화, '고급화 및 차별화된 브랜드 유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렌드세터 발길 증가, 강남의 핫플레이스로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남성 명품 브랜드 유치, F&B(식음료) 강화를 비롯해 MZ세대(1980년~2000년생)에게 호응이 좋은 매장 입점을 추진하는 등 리뉴얼을 진행했다. 럭셔리함은 기본,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을 위한 브랜드 유치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월 애비뉴엘 4층 남성해외패션관에 '구찌 맨즈'를 시작으로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톰포드', '발렌티노' 등 유명 명품 브랜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단계적으로 오픈시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명품 브랜드 외에 MZ세대들이 자신만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영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을 영입했다는 점이다. 소원팔찌로 유명한 최창남 메이드가 대표적이다. 최창남 메이드는 서울 압구정 공방에서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편집숍으로, 방탄소년단과 공효진 등 다수의 연예인이 착용해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편집숍 '파슨스'와 '엘리든'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파슨스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 모델리스트(패턴사) 출신의 디자이너가 국내에 론칭한 '스튜디오 폴앤컴퍼니', 아티스틱한 감성과 유니크한 디테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근니', 개성과 글로벌한 애티튜드를 강조한 여성 의류 전문 '랭엔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엘리든에서는 다채로운 색감의 콜렉션을 통해 올 겨울 글로벌 시장에서 패딩 점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스조이', 남녀 셀럽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미하라 야스히로'를 비롯해 컬러, 나누슈카, 알릭스, MM6외 40여개의 라이징 브랜드 제품을 판매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에는 골퍼들을 겨냥해 체험 요소를 강화한 프리미엄 골프관을 선보였고, 연이어 하이엔드 리빙 전문관인 '프라임 메종 드 잠실'(10월), 450㎡ 규모의 캠핑전문관(11월)도 오픈했다.


일단 반응은 긍정적이다. 패션 및 인테리어 관련 업계 종사자나 유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디자인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동대문이나 성수동에서 힙한 브랜드들과 연계해 팝업 형태로 선보이는 일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명품 외에 라이징 브랜드들을 한번에 둘러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잠실점은 변화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 개별 점포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던 명동 본점의 매출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점 매출은 1조6000억원으로 명동 본점의 1조4000억원을 넘어섰고, 2조원 가량으로 백화점 개별점포 매출 1위를 기록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격차를 줄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뉴 롯데 만들기 본격화 "실적 부진 위기감 반영"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실적인 지난해 3분기 롯데백화점은 2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3분기 780억원 대비 990억원 가량 줄었다. 직원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600억원 가량이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290억원 가량 감소한 아쉬운 성적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727억원, 586억원으로 2020년 3분기 대비 81%, 4% 증가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에게도 역전의 기회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복합문화 공간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잠실점이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심장이 되기 위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적인 변화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정준호 신임 대표는 취임 이후 리뉴얼한 점포 효율성 극대화, 신규 브랜드 입점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 확보에 가장 효율적인 식품부문을 대표 직속으로 배치했고, 기존 1개 사업 부문으로 운영되던 해외 명품 관련 부문을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잠실점의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 영업이익 증가로 연결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업체의 콧대가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각도로 경쟁력을 강화해 영업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준호 대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 브랜드 유치의 경우 낮은 수수료 조건과 매장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수익확대로 연결되기 쉽지 않다는 배경에서다.

한편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적을 백화점 개별 점포별로 집계하고 있지 않아 특별히 잠실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언급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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