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은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다. 겨울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시작해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지며 대한에 이르러 최고에 이른다고 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이동재 교수는 "겨울철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심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은 고혈압이다"며 "실제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고혈압은 우리 몸의 중요 장기인 심장, 뇌, 신장, 눈을 손상시킨다. 전체 뇌혈관질환의 50%가 고혈압으로 발생하고,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병의 30~35%, 신부전의 10~15% 역시 고혈압이 원인이다.
이동재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우리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3대 질환 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치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 역시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따른 혈압 상승은 활동량이 적은 밤보다 많이 움직이는 낮에 많다. 특히 노인과 마른 체형에서 자주 관찰된다.
고혈압 환자가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외출할 때 따뜻한 외투는 물론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에는 실외운동은 삼가고 실내운동으로 대신한다. 실외운동을 꼭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상승한 낮에 하는 게 혈압 상승을 피하는 방법이다.
과도한 음주도 피해야 한다. 이동재 교수는 "하루 2잔 이하의 음주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긴 하지만, 고혈압 환자에게 이보다 많은 양의 술은 '독주'가 될 수 있다"며 "하루 3잔 이상을 습관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부정맥 등을 부추겨 결국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반대로 술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를 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확장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혈관질환 발생은 6%, 뇌졸중 발생은 15% 각각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코골이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코골이 중 30%는 10초 이상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켜 피로·두통·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또 만성적인 산소 부족으로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코골이는 비만하거나 목이 굵고 짧은 체형에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은 중년까지 남성보다 코 고는 빈도가 낮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비슷해진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의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중 남자 96%, 여자 65%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5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 약물치료 효과가 적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코골이는 체중 감량에 따른 기도 확보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금주·금연·수면 자세 개선(엎드리거나 옆으로) 등도 코골이를 줄인다.
이동재 교수는 "금연, 금주, 체중조절, 적절한 식사요법,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고혈압의 근본 치료이면서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며 "평소 고혈압이 있다면 혈압을 자주 측정해 자신의 혈압을 미리미리 확인하고, '약물치료 전' 혹은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약물 투여량을 최소로 한 상태에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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