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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개발 심근경색증 세포치료 '매직셀-치료법', 혁신의료기술에 선정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1-10 10:50


국내 연구진이 15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예방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의료혁신기술로 선정되어 드디어 진료 현장에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매직셀 치료법이 안전하고 심근재생의 잠재 유효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를 혁신의료기술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강현재·양한모·한정규·강지훈·기유정 교수진)은 2002년부터 자가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경색 세포치료법(매직셀-치료법)을 개발해 왔다. 15년간 누적 5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대조군-비교 임상연구를 단계적으로 수행했다. '란셋', '서큘레이션', '유로피언 하트 저널'등 세계 최고 저널에 18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매직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세계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응급-관동맥-성형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 혈액이 다시 흐르게 하지만, 혈류가 차단된 시기에 받은 '허혈-충격'과 개통시킨 후에 받는 '재관류-충격' 때문에, 스텐트 시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심장 근육 세포들이 4주에 걸쳐 서서히 죽어가면서, 최종 심근경색 흉터가 결정된다. 이 시기에, 즉 경색발병후 4주간에, 환자 자신의 말초혈액 줄기세포를 경색부위에 주입하면 죽어가는 심근세포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매직셀-치료법의 원리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발생하면, 모든 병원에서 응급 관동맥-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해 관동맥을 개통시킨다. 매직셀-치료법은 그 직후에 나흘간 입원하면서 적용되는 것이다. 즉 응급-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후, 사흘에 걸쳐서 사이토카인 피하 주사를 맞으면서, 골수의 줄기세포가 말초혈액으로 나오도록 유도한다. 이후 나흘 째에 환자 본인의 말초혈액에서 채혈하듯이 줄기세포를 채취해서 카테타를 이용해 관동맥을 경유해서 경색심근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심근 재생을 구현하는 치료법이다.

골수가 아닌 자가말초혈액을 이용하기에 골수-천자라는 고통스러운 시술을 하지 않는, 편리하고 독창적인 치료법을 김효수 교수팀이 개발한 것이며, 이는 세계 유일의 사이토카인-기반 세포치료법이다.

매직셀-치료법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증 발병 후 1년 내 사망률 4.3%, 심혈관사건 발생률 13%으로서, 매직셀-치료법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발생율이 50%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나아가서, 스텐트 삽입부위 혈관내피를 재생시키는 효과 때문에 스텐트 재협착과 스텐트 혈전증을 예방하는 추가 이득을 볼 수 있음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심근 괴사를 줄이면서 심부전을 예방하고 관동맥 스텐트 재발마저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는, 세계 유일의 사이토카인 기반의 심근재생 치료법이라고 밝혔다.

급성심근경색증은 국내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돌연사의 80%를 차지하는데,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발병후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한다. 다행히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하더라도 손상된 심장 근육은 재생되지 않기에 현재의 응급관동맥스텐트 삽입술에 한계가 있어서 퇴원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높다.


김효수 교수는 "매직셀-치료법이 혁신의료기술로 승인되어 진료현장에 도입됨으로써, 심근경색증 환자의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낮추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술 비용은, 사이토카인 재료비와 채취기계 사용비, 세포주입 시술비 등 실비로서 약 400만 원이 소요된다. 2000만 원에 달하는 다른 세포치료법이 제대로 검증을 받지 않고 상용화되어 있는 것과 비교해서, 가격대비 효과가 탁월한 셈이다. 매직셀-치료법은 급성심근경색증 발병후 4주 이내의 시기에, 죽어가는 심근세포가 있는 시기에, 시행해야만 세포를 살려서 심기능을 보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일생에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을 뿐이다. 평생 심부전에 빠져서 고생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400만원 때문에 일생에 단 한 번의 시술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번의 시술만으로 평생 사용할 심장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김효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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