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남자아이가 시골 할머니 집 방문 후 7일간 열이 나 병원을 찾았다. 입원 당시 39.4도까지 열이 올랐다. 목 임파선이 붓고 피부에 붉은 반점과 발진, 결막 충혈 증상도 보였다. 벌레에 물린 상처인 괴사딱지(가피)가 사타구니에서 발견됐다. 가피는 전형적인 쯔쯔가무시병 증상이다. 의료진은 면역 혈청 검사를 시행, '쯔쯔가무시병'을 확진했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민섭 교수팀이 이같은 환자 사례 2건을 정리해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이번 사례는 유사 증례 발표가 드물게 있었으나 쯔쯔가무시병에 걸린 아이가 '가와사키병'도 함께 발병 확진된 경우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첫 사례 보고다.
연구팀은 시골에서 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아이가 그 균으로 인해 이상 면역 반응을 일으켜 가와사키병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즉 쯔쯔가무시균이 염증 반응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것. 하지만 아직 확실한 연결고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보통 가와사키병은 5일 이상 지속되는 발열과 함께 ▲전신 발진(영유아의 경우 BCG 접종 부위 붉게변함) ▲양쪽 눈 결막 충혈 ▲구강 점막 변화(입술 및 구강 홍조, 딸기모양 혀) ▲목 주위(임파선) 부기 ▲손, 발 부종, 급성기를 지난시기에 손, 발톱 주위의 막양 낙설(피부 껍질이 벗겨지는 현상) 이 중 4항목 이상이 나타나면 진단하지만 3항목 이하로 나타나는 불완전 가와사키병도 늘고 있다.
하지만 쯔쯔가무시병도 가와사키병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송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관상동맥 합병증이 생겨 심각한 소아 후천성 심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검사결과 쯔쯔가무시병이 진단되었다 하더라도 면밀한 가와사키병 증상 유무 관찰과 함께 필요시 심장 초음파 검사 등도 추가로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쯔쯔가무시병은 백신이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마크로라이드 계열이나 독시싸이클린 항생제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나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기피제나 긴 팔, 긴 반지 등을 착용해야 한다. 풀밭에 눕거나 옷을 바닥에 놓지 말아야 한다. 야외활동 후 열이 나거나 피부 발진 등 증상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SCI 국제학술지 소아심장학(Cardiology in the Young)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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