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코로나19 시대, 여행 숙소는 어디를 선호?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20-08-31 16:11




- '가족-친구 집' 숙박이 '호텔', '펜션' 꺾고 1위 올라

- 숙소 자체의 청결-편안함 이상으로 자신의 통제권이 중요

- 급성장한 '캠핑-야영', 자녀가 있는 30~40대 선호… 경비도 1/2 수준, 성장 가능성


◇코로나19의 창궐로 숙박여행이 급감한 가운데, 최근 이와 관련한 국내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행자들은 숙박 장소로 가족-친구집과 캠핑-야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호젓한 휴양림을 찾은 여행객의 모습<사진=김형우 기자>


숙박여행의 핵심은 잠자리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여행소비자들은 어떤 숙소를 선호하고 있을까?

우리 국내 여행객들은 '가족-친구 집'을 호텔, 펜션보다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가 최근 여행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여행 시 이용 숙소는 작년 동기 3위였던 '가족-친구 집'이 '호텔'과 '펜션'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캠핑-야영'도 크게 증가해 상업적인 시설보다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양상이다. 이 같은 양태는 자기 방역으로 코로나 감염의 불안도 덜고 여행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숙소의 선택 기준이 바뀌면 관광 산업에도 차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코로나 이후 숙박여행 기피현상 뚜렷

코로나19 이후 여행은 간절히 원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해외여행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고, 국내도 숙박여행은 선뜻 나서기 어렵다. 코로나 확산 직후인 1월말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은 급감했고, 휴가 시즌인 7월 들어 빠른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8월 재창궐로 다시 위축 되는 양상이다.

숙박여행 경험률은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3개월 간 1박 이상 여행 유무'를 물은 결과다.

'20년 2분기 숙박여행 경험률은 50.7%로 전년 동기(65.8%)에 비해 큰 폭(15.1%p)으로 하락했다<그림1>.

이를 월별로 나누어 보면 1월과 2월에는 '19년과 '20년간에 별 차이가 없다. 실제 여행시장의 급랭은 2월에 시작되었으나 지난 3개월 간 누적 경험률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3월에는 전년 동월에 비해 8.5%p 낮아졌고(66.0%→57.5%), 4월에는 14.6%p, 5월에는 16.6%p 차이로 벌어졌다. 5월에 처음으로 50% 아래(49.7%)로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3월~5월 사이의 실제 숙박여행 비율은 훨씬 더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1> 3개월 내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


지난 6월은 51.7%로 전월(49.7%) 보다 2.0%p 상승해 3~5월의 극침체기를 벗어나기 시작하고, 7월은 58.4%(전월 대비 6.7%p 상승)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억눌려 온 여행 욕구에 여름휴가 시즌 영향이 더해진 일시적 효과로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여전히 전년 동월 70.4% 보다 12.0%p나 낮은 수준이다.

믿을 수 있는 숙소는 '집과 텐트'

숙박장소 유형별 점유율에도 큰 변화가 있다. '20년 2분기 기준, 지난 3개월간 숙박유형 점유율은 '가족-친구 집'이 22.7%로 1위 였고, 호텔(21.9%)과 펜션(18.8%)이 뒤를 따랐다<그림2>. 작년 동기 1·2위였던 호텔과 펜션의 점유율은 각각 0.7%p, 1.8%p 감소하며 4.2%p 증가한 가족-친구집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가장 큰 감소는 콘도미니엄(10.9% → 8.4% ; -2.5%p 감소)에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객의 숙소 선택 기준은 이처럼 바뀌고 있다. 숙소 자체의 청결, 안락, 편의성 이상으로 '숙소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캠핑-야영'은 불편하지만 내 소유의 침구·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현재 점유율은 4.8%로 크지 않지만, 전년 같은 기간(2분기)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림2> 숙박유형별 이용경험 점유율 및 특성




뜨는 캠핑/야영, 여행 산업 바꿀까

코로나19 이후 숙박여행에서 점유율이 커진 숙소는 '가족-친구 집'과 '캠핑-야영'이다. 상대적인 증가폭으로 보면 '캠핑-야영'이 가장 커 향후 주류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여행 숙소로 가족-친구집과 텐트를 선택한 사람들, 즉 자기통제형 숙소 이용자는 나름의 특징이 있다.

'가족-친구 집' 이용자는 전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캠핑-야영' 이용자는 차이가 있다.

'캠핑-야영' 이용자는 30~40대가 69.4%로 국내 숙박여행객 평균(45.1%) 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녀 유아기 부모 비중(40.8%)도 전체(19.4%)의 2배가 넘었다. '캠핑-야영'은 30-40대 중심으로,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세대의 선택으로 보인다. 반면, 50~60대는 30~40대와 달리 '가족-친구 집'의 이용이 많았다.

여행자 특성 뿐 아니라 여행행동에서도 차이가 있다. '캠핑-야영' 이용자는 전체에 비해 '더 자주'(3회 이상 32.7%), '더 많은 일행'(평균 3.7명)과 '초 단기간'(평균 1.73일), '휴식'(44.6%) 목적으로 다녔다.

대체로 이들의 1인당 평균경비는 10만 4000원으로 전체 평균(20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훨씬 더 적은 경비로 자주 다닐 수 있고,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벗어날 수 있다면 유력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

5~6월을 거치며 7월에는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던 여행욕구가 되살아났다. 적어도 8월15일 재확산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근거리, 단기간, 저비용 추구성향은 더욱 강해지고, 숙박여행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여름휴가철 숙박여행을 계획하는 비율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계획의 실현은 긴 장마와 코로나19의 재창궐로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 여행 소비자의 숙박행태 변화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새롭게 뜨고 있는 대안인 '캠핑-야영'은 여행경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데다, 근거리·단기간·즉흑성 등 코로나 이후 새로운 트렌드에도 잘 맞는 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불안한 상황을 피하며, 자기 뜻대로, 더 자주 즐길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당연히 여행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캠핑에는 사전 장비 구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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