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감염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업 부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 회복 가능성에도 발목이 잡히게 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이번 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오는 23일까지 일단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추이를 지켜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가스는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기지 운영 파트를 제외하고 향후 3주간 일 단위로 30%씩 교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LG화학은 지난 18일부터 30일까지 수도권 사업장에서 '순환 재택근무제'에 돌입했다. 임산부와 만성 및 기저질환자는 무조건 2주간 재택근무에 들어가도록 했으며 의심 증상과 자녀 돌봄 등 재택근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행에 옮기도록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오는 30일까지 재택근무 비율을 필수직군 20%, 그 외 직군 50%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콜센터나 서비스센터 등 재택근무 수행 준비가 잘 돼 있는 조직은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 중"이라면서 "주 2회 이상 사업장 및 건물 방역도 함께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 시행에 나서도록 조치했다.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 등 본사 직원들은 3개조 순환 재택근무를 해오다 19일부터 2개조 체제로 조치를 강화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한화토탈 본사 직원들 역시 20일부터 다시금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효성그룹은 오는 28일까지 서울, 경기, 부산 지역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50% 수준의 자율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28일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임산부와 기저질환 보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며 확산 추이에 따라 필요 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재도입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전체 인원의 30%에 해당하는 직원을 3교대로 나눠 재택근무를 시행중이며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향후 2주간 '전사 순환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역대급 불황 여파를 맞은 항공업계도 추가 타격을 우려하며 방역 추이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사내 게시판에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 지침 등 방역수칙을 다시 공지하고 직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선 확대에 사활을 건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날이 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LCC 관계자는 "국내선 예약에 아직까지 큰 변동은 없는 상태"라며 "다만 9월 신규 유입 고객이 지난달과 비슷하게 이어질 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자와 자동차 등 제조기업들은 공장 가동 등 문제로 전면 재택근무로의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 소식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장이 셧다운되는 일을 막기 위해 한층 강화된 방역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맞춰 임직원 주의 강화 차원의 공지를 띄웠다. 출근 전 자가문진 일일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국내외 출장은 원칙적으로 중단하며 집합교육이나 단체회의, 워크샵 금지 등 기존의 조치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내용이 골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라인의 경우 '클린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만 에어컨 등 공조에 의한 사무공간에서의 감염 예방을 위해 반도체 공장 전체 건물에 고성능, 고효율 필터를 신규로 설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역 활동에도 불구, 최근 공장 등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기업들은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긴급 방역을 진행했으며 15일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일반 사무직원들은 순환 재택근무가 가능하지만, 생산 현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있음에도 공장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고민"이라며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 위험에 대비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전과 달리 심상치 않은 만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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