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라면 매출 최대…코로나19 영향 신라면 등 두자리수 성장

라면 시장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출을 꺼리는 '집콕' 문화 확산과 위기 식품이라는 특성에 힘입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봉지면 비중은 늘고 주로 밖에서 즐기는 컵라면 비중이 늘어나는 등 소비패턴의 변화도 진행중이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시장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성장한 1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다. 라면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위기에 강한 식품이라는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농심은 "연간 2조원 규모에서 횡보하던 라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위기에 강한 식품이라는 특징을 잘 보여준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라면 구매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농심이 자체 출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온라인 채널로 판매한 매출은 4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라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수십 년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가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였다. 라면 시장 1위 '신라면'은 작년 동기 대비 12.4%의 매출이 늘었고, 짜파게티와 안성탕면 등도 각각 23.2%, 34.9%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올해 상반기 라면 소비 패턴도 바뀐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봉지면 소비가 늘고, 컵라면(용기면) 소비가 줄었다. 그동안 라면 시장에서 컵라면 소비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 33.2%에서 지난해 37.5%까지 늘어났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 근무·개학 연기 등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고,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시장 컵라면 매출 비중은 34.3%로 떨어졌다.

농심은 "집에서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라면 소비가 봉지면으로 집중됐다"며 "라면이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