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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호텔 '롱침' 철수, 오너가 3세 문윤회 대표의 아주호텔앤리조트 성과 부진, 경영능력 도마 위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02-28 08:59


아주그룹의 계열사 아주호텔앤리조트가 지지부진한 사업 성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면서 후계자로 거론되는 문윤회 대표(38)의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18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액만 69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라이즈호텔)의 경우 2018년 서교호텔에서 화려하게 탈바꿈을 선언한 것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더쇼어호텔제주' 또한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아 객실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호텔 매입 방식을 통한 해외 진출에도 나섰으나 이 또한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너가 경영 3세'인 문 대표가 진두지휘한 작품들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면서 좀처럼 수익 개선에 고전하는 추세를 보이자, 관련 업계에서는 문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윤회 대표의 야심작 '롱침',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결국 철수

21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문 대표가 국내에 들여온 태국 레스토랑 '롱침'이 지난달 철수했다.


롱침은 태국의 미쉐린 1 스타 레스토랑 '남(nahm)'의 오너 셰프인 데이비드 톰슨이 방콕에 오픈한 곳으로, 2018년 라이즈호텔 4층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호텔 1층에 위치한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타트린 베이커리와 함께 라이즈호텔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어줄 곳으로 큰 관심을 모았으며, 이를 유치한 문 대표에게도 시선이 집중됐다.

야심차게 국내 영업을 시작한 롱침은 그러나 초반 화제 몰이를 크게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 채널에 게재된 롱침 방문 후기 게시물을 살펴보면 "향신료가 강한 맛을 좋아하는데도 롱침 메뉴들은 상당히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인테리어는 좋았지만 음식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 다시 갈 지 잘 모르겠다"는 평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롱침의 국내 입점을 위해 라이즈호텔의 4층 전체를 거의 할애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문 대표 또한 저조한 성적에 끝내 롱침 철수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평소 외식업, 프랜차이즈 사업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문 대표는 타르틴 베이커리 한국 법인인 '타르틴코리아'에 2017년 11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2018년 1월에는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아주호텔앤리조트가 가진 타르틴 지분율은 28.5%에 달한다.

문 대표는 호텔 콘셉트를 직접 구상한 것은 물론, 건축 당시 해외로 손수 자재를 구하러 다닐 정도로 사업에 열정적으로 나섰으며 국내 입점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해에는 라이즈호텔 1층에 팝업(Pop-up) 형식으로 '오버 더 카운터'라는 외식 브랜드를 들여왔으나, 정식 매장 진출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여기에 롱침 매장의 철수 소식까지 전해지자 업계에선 이번 일이 문 대표의 경영능력 평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올 한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전환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문 대표를 향한 회의적인 시각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롱침과는 1월을 끝으로 작별을 고하게 됐다"며 "메인 레스토랑은 정비 후 오는 4월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사업 언급하며 호텔사업 나섰지만…경영능력 입증은 '글쎄'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는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3세 경영인이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 2009년 아주그룹에 입사했으며 현재는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직을 맡고 있다.

1999년 아주산업에서 인적분할 형태로 설립된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12년 호텔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아주호텔서교(현 라이즈호텔)와 아주호텔제주를 각각 오픈했다.

최대 주주는 지분 55.63%를 보유한 문규영 회장이며 나머지 44.37%는 아주모터스가 소유중이다.

아주그룹은 호텔사업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호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지만, 아주호텔앤리조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주호텔앤리조트의 2018년 영업손실액은 69억원이다. 2016년 36억원, 2017년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8년 매출은 전년대비 109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7.4%, 2017년 5.7%에서 2018년에는 -13.2%로 급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최근의 성과 역시 크게 좋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2018년 5월 문 대표가 선보인 라이즈호텔은 개점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한 것으로 관련업계 내에서는 보고 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금액을 명확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매출 면에 있어서는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재개장을 위해 인테리어 등에 투자된 금액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비용만을 놓고 따지면 마이너스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관련 업계에서는 더쇼어호텔제주의 매각설 또한 끊임없이 돌고 있다.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아주호텔앤리조트가 제주도 중문단지에 위치한 더쇼어호텔제주를 투자펀드에 매각하려한다는 것.

이와 관련 아주호텔앤리조트는 "건물이 준공된 지 30여년이 지나 어떤 방식으로든 호텔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다양한 옵션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호텔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격적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아주호텔앤리조트의 재무구조는 한층 더 악화됐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인근 하얏트 브랜드 호텔 두 곳을 차례로 인수하며 총 인수 금액으로 1억3800만달러(한화 약 1650억원)를 사용했다.

때문에 2016년 1228억원에 달했던 아주호텔앤리조트의 차입금 규모는 2018년 1808억원으로 47%나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4년 말 기준 36.8%에서 2018년 61.25%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더 열악해진 재무구조와 불어난 차입금에 대해 아주호텔앤리조트는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지만 내부에서는 차입금과 재무구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자녀들이 그룹 내 호텔이나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맡아 진행하는 사례는 대다수지만, 경영적 측면에서 성과나 수익성 여부 등의 평가는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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