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 보고서, "거주지 인근 편의점 많으면 청소년 비만 가능성 높아"

편의점이 많은 지역 주변에 거주하는 청소년은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임과 TV시청,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비만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인 '보건사회연구'에 '청소년의 비만 관련 요인에 대한 다층모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학생 비만에는 지역·개인·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자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에서 고등학생 4240명의 개인 자료를 추출, 66개 시·군·구 빈곤율과 공공 체육시설·패스트푸드점·편의점·PC방 개수, 도시형태 등 지역자료를 대입해 분석한 결과 유일하게 편의점이 고등학생의 비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10만명 당 편의점은 최소 32.2개, 최대 150.3개로 평균 65.7개를 기록했다. 다층분석 결과 거주지 인근에 편의점이 많을수록 청소년 비만 가능성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편의점이 많을 수록 탄산음료와 설탕, 빵 등의 음식 섭취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불건강음식점'으로 분류되는 패스트푸드점은 비만과의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해외 연구에서 지역 내 매장 수 대신 거주지-매장 사이 거리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패스트푸드점에 근접해 거주하는 청소년의 비만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개인 요인 분석에서는 게임시간과 TV·비디오·DVD 등 스크린 시청시간, 휴대전화 이용시간이 늘어날수록 비만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게임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음식 과다 섭취를 조장하고, TV시청과 휴대전화 이용은 신체활동 감소로 이어져 청소년 비만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기존 연구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가족 요인 분석에서는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청소년 비만 가능성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가구의 경제적 소득이 낮을수록 운동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며 TV 시청 등의 비 활동성 여가가 증가해 과체중이 늘어났을 것으로 봤다.

다만 운동량은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보고서는 "편의점 수가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건강식품 접근성이 좋을수록 비만 위험을 낮아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청소년이 신선한 야채, 채소, 과일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 수업 외에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간편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가정에서는 청소년 자녀와 게임, 스크린 시청, 휴대전화 이용 시간에 규칙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