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이 건강해야 관절도 건강하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9-10-23 13:35



장 건강과 관절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장 건강은 올바른 식습관 및 생활 패턴과, 관절 건강은 꾸준한 운동 및 올바른 자세 유지가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임상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면 장과 관절 건강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 알려진 관절염으로 골관절염과류마티스 관절염을 꼽을 수 있다. 골관절염은 연골의 퇴행성 변화가 특징인 질환으로 생물학적, 형태학적, 임상적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력, 외상, 비만, 골밀도, 여성호르몬 등 수많은 요인이 발병 매커니즘에 관여하기 때문에 치료 및 회복 과정이 복잡하다. 심지어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경우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류마(Rheuma)'는 고대 그리스어로 '통증을 일으키는 액성물질'에서 비롯된 단어다. 즉, 류마티스 관절염은 '나쁜 체액이 흘러 병을 만든다'라는 뜻을 지닌 질환이다. 흔히 높은 염증 수치와 질병 자체의 면역력 이상을 관찰할 수 있다.

대표적인류마티스 질환은 발열, 오한, 식욕부진, 피로감, 전신쇠약감 등의 전신 증상이 있다. 이외에 탈모 및 발진, 광과민성, 결절, 궤양, 레이노현상 등의 피부 병변, 홍채염 및 포도막염, 안구건조증 등의 안과적 증상, 구강 점막 증상 및 호흡기, 순환기, 비뇨기, 위장관 증상 등 전신에 걸쳐 모호하고 다발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서 위장관 계통 문제가 일반인 대비 70% 정도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질병 자체 원인과 더불어 류마티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쓰이는 약물, 환경적 요인, 생활습관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위장관 계통의 증상을 갖고 있는 류마티스 환자에게서 위장관 박테리아의 불균형이 관찰되기도 한다. 병의 경과 역시 일반인에 비해 더 심할 뿐 아니라 입원하는 비율도 더 높다.

류마티스 질환과 연관된 위장관 병변은경피증, 전신홍반성루푸스, 결절성 다발 동맥염, 피부근염과 같은 교원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염증성 장 질환은 설사, 혈변, 복통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 외에 약 50% 환자군에게서 다양한 기타 장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근골격계 증상은 가장 흔한 장외 증상으로 약 20% 정도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관절병증, 섬유근통, 골다공증, 근병증의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 장 절제 후 관절염이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경우도 많다.

자가 면역 염증 질환(IMID, Immune-Mediated Inflammatory Disease)으로 대표되는 염증 및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 내에 발생한 이상 면역 반응이 상피성 장벽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상된 장벽 상피를 통해 장내 항원의 노출 및 항체 흡수 증가, 항원 항체 반응이 일어나 염증성 물질 분비를 부추긴다. 이들이 염증 유발 물질의 합성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때 장내 세균과 관절 내 활막이 동일한 항원결정기를 가지기 때문에 장내 염증 뿐 아니라 관절염도 유발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기존에는 유전적 요인 및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이 주된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다만 최근에는 장내균총 및 대사산물이 장점막면역조직 세포를 자극하여 전신적인 자가 면역 기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젊고 건강한 시기에 정기적인 검진과 검사,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 건강을 증진하는 운동 등을 실천하여 장 건강은 물론 전신의 면역력 증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로써 장도 건강하고 관절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스포츠조선 medi@sportschsoun.com>

도움말: 조은속류마내과 조민재 원장(류마티스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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