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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금) '닉스고(수말, 2세)'가 경마 올림픽으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하며, 한국마사회 해외종축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 결과, 2008년부터는 일본산 씨수말들이 리딩사이어(Leading Sire·자마들의 상금액이 최고인 씨수말)로 자리매김하며, 세계적인 경마 대회를 휩쓸고 있다.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이자, 일본의 대표 씨수말인 '딥임팩트'의 자마들이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 744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우수 씨수말의 도입은 국내산마 개량뿐만 아니라,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일본과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마사회는 해외종축사업을 통해 씨수말 구입액(평균 20억~40억원)의 1/4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우수 씨수말을 발굴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줄여 수익률을 높이고, 우리 고유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해외종축사업을 시작한지 3년 만에 '닉스고'가 한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마 중 0.2%만이 출전할 수 있는 브리더스컵에서 준우승을 거둬 그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이번 브리더스컵 준우승으로 '닉스고'는 내년 미국의 삼관경주 중 하나로 총상금만 23억원에 이르는 켄터키더비에 출전할 예정이다. 삼관경주는 켄터키더비를 시작으로,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벨몬트 스테익스' 경주를 말한다. 여기서 모두 우승하면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이라고 하는 삼관마가 된다. 3개 경주의 우승상금만 55억원에 이른다.
일단 삼관마가 되면 우승상금을 비롯하여, 현역 경주마에서 은퇴 후에 씨수말로 활약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다. 지난 2015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아메리칸파로아의 경우, 2016년 교배료로 벌어들인 돈만 약 2억3000만원이다. 다음 해 163두의 자마를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아메리칸파로아의 연간 수입은 37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매년 4만 마리의 경주마가 나오는 미국에서 말 한 마리가 이 3개 대회를 한꺼번에 석권하긴 쉽지 않다.
비록 '닉스고'가 삼관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현재 '닉스고'의 성적이라면 최소 1만달러 이상의 교배료로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씨수말로 데뷔 후 연간 100회 정도 교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최소 12억원의 수익이 창출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후년쯤이면 닉스고가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우수 종축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국산 경주마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한국 경마산업의 국제화 달성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올해 6두의 국내산마를 케이닉스 기술로 선발하여 미국에 수출하는데 성공하며 해외종축사업으로 국내 생산농가 소득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