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적 익일배송 서비스인 쿠팡 '로켓배송'이 이틀 후 배송으로 바뀌는 경우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배송 지연에 대한 '불쾌지수'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보상 기준 없는 로켓배송 지연…'피곤한' 쿠팡맨?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 최근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생필품 등을 '온라인·모바일 쇼핑'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배송 지연에 대한 불만도 늘고 있는 것. 게다가 휴가철을 앞두고 '당일 배송'이 불발돼 난처하게 된 경우가 많아 고객들의 불만글이 SNS상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물량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예년에 비해 지연율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배송 지연 보상안 마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쿠팡의 로켓배송 지연 사태가 늘어난 물량에 비해 쿠팡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수년간 계속돼 온 쿠팡맨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 논란은 물론 최근 물의를 빚은 '새벽배송'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새벽배송'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한 후, 쿠팡맨들의 우려와 여론의 질타로 서비스 확대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 서초구에서 계속 테스트 중인 '새벽배송'은 오전 2시 30분부터 배송을 시작해 쿠팡맨들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저녁 있는 삶, 쿠팡맨은 포기해야 하나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현재 쿠팡맨 규모는 3000여명으로, 지속적으로 충원 중이나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 증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캠프 대표 쿠팡맨들과의 대화인 '쿠톡'을 통해서 2WAVE(오전 8시30분~오후 7시30분, 오전 11시~오후 10시 2조 근무)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사업 진출 가능성…쿠팡맨은 어디로?
쿠팡의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1조7500여억원에 달한다. 비록 물류 인프라 확장 비용이 포함되긴 했지만, 2015년 5470억원이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6388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쿠팡이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공격적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도 지난 5월 설립한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택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팡 측에서는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서는 쿠팡맨 등의 자회사 이동 가능성과 인적·물적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내년 7월부터 적용되는 주 52시간 개정안을 고려하면 쿠팡맨들의 이적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도소매 판매물류업인 로켓배송과 달리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종은 주 52시간 규제를 벗어난 특례업종으로 분류된다.
또한 쿠팡이 최근 주목받는 신선식품 및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쿠팡은 최근 특허청에 '로켓프레시', '로켓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의 상표를 등록했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 로켓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급송택배업 및 온라인주문에 의한 상표배달업 등을 지정상품으로 정했다. 즉, 로켓배송을 토대로 한 신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300만 종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대표적 PB상품인 '탐사수'를 필두로 '고양이 모래'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 제품 및 A4 용지 등의 자사 브랜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한 제조사에서 직매입한 가전제품을 전문인력이 설치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현재 여러 상표 출원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이 도출된 것은 없다"면서도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서 적자를 줄이는 대신 몸집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정한 것 같다"며, "고질이 된 쿠팡맨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물론, 익일배송과 새벽배송으로 영역을 넓힌 타 업체와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