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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 바이러스(HA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A형 간염은 초기 증상이 일반 몸살감기와 유사해 자신이 감염된지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 등을 통해 전염된다. 위생이 감염의 주원인으로 문명이 발전할수록 줄어드는 A형 감염이지만, 최근 감염자가 늘고 있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환절기-휴가철 환자 증가세
우리나라 역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최근 3년간 국내 A형 간염환자 발생 수가 2015년 1804명, 2016년 4677명, 지난해 4419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도 4월 현재 87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관장지로 꼽히는 제주도 역시 최근 A형 간염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1명에 불과했던 A형 간염 환자가 2015년 5명, 2016년 29명, 지난해 26명으로 최근 3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도 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염증성 간질환인 A형 간염은 조개와 같은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음식과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최근 주로 감염되는 연령대가 20~40대의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50대 이상의 경우 어릴 적 A형 간염을 앓아 항체가 만들어졌지만 이후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20~40대의 대다수가 자연면역을 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에 같히 신경써야한다"며 "상한 음식을 주의하고 날것은 되도록 삼가며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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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이 유행하는 이유는 A형 간염이 B형이나 C형 간염과 달리 혈액이 아닌 입을 통해서 몸으로 들어가는 즉, 경구 감염으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날이 따뜻해지고 야외활동 및 단체활동이 늘어나면 환자 또한 늘어나는 것이다.
A형 간염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B형 간염이나 최근 주사기의 재사용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C형 간염에 비해 다소 생소하다. 과거 흙과 가까이 하던 시절에는 어릴 적 A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많으면서 대부분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갔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한 질환이 아니었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B형 또는 C형 간염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덜 심각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20~40대 일부에서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드물게 간 전체에 염증이 퍼지는 상태로 발전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원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성인층에서 감염되면 소아 감염과는 달리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시간이 경과해 증상이 심해지면 오심과 구토, 복통, 황달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증상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따르면 A형 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30대가 2016년 기준 전체 환자의 39%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25%, 20대 20% 순이다. 전체적인 A형 간염 환자 수는 최근 감소하는 모습이었지만 유일하게 40대에서만 늘어나고 있다.
전문의들은 최근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위생 및 생활환경이 개선되며, 어린 시절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50대 이후 나이대층에서는 어릴 적 바이러스에 노출돼 평생 면역을 획득했기 때문에 환자 발생이 많지 않다.
10대 이하의 어린 나이에서는 걸려도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20~40대에서는 간염이 심각할 정도로 퍼져 입원 치료 등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경제발전 따라 선진국형 변화
1970년대부터 각 시기별로 급성 간염의 원인을 분석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1973~1984년 급성 바이러스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가장 많은 원인은 B형 간염이었다. A형 간염이 원인인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1~2003년 A형 간염이 49.5%로 증가했고, 2005~2007년에는 94.6%(중복감염 포함), 2005~2010년에는 78.3%(중복감염 포함)를 차지하며 A형 간염이 급성 바이러스간염의 주원인으로 대두됐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속도만큼 A형 간염의 역학도 빠르게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형 간염은 현재 한국인 급성 바이러스간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감염 연령대의 증가와 더불어 발현 증상의 중증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담즙정체성 간염, 재발성 간염 및 급성신부전 등을 동반한 비전형적 형태의 A형 간염 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김성은 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간염은 간을 주로 침범하여 간세포 괴사와 변성을 초래하는 염증성 질환인 동시에 일종의 전신적 질환"이라며 "급성 A형 바이러스성 간염은 황달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증상이 가벼워 모르고 지나치는 불현성 감염이지만, 재발형이나 담즙정체형으로 발현되며 드물게 사망을 초래하는 전격성 경과를 보일 수 있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인적 교류와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A형간염 고유행 국가와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국내로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음식물을 통해 전파되는 A형 간염 바이러스의 특성상 단체급식과 외식을 통한 집단발병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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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심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서 소변 색이 노랗게 변하면 A형 간염을 의심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다행히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에서 1분 동안 끓이거나 물을 염소 소독하면 죽는다. 따라서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고 식사 전이나 외출한 뒤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이 특히 중요하다.
급성 A형 간염은 전염성은 강하지만 자연치유가 잘 돼 대부분 휴식과 영양공급 등의 대증치료로 가능하다. 때문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특이적 치료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대부분 자연경과로 회복되지만 1% 미만에서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하며 이 경우 긴급 간이식이 필요해질 수 있다. 따라서 A형 간염은 발병 후 치료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하는 질환이다.
A형 간염의 예방 대책은 3가지가 있다. 첫째, 환경위생 개선 차원에서 식수원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향상시킨다. 둘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해 수동적으로 면역을 증강시킴으로써 간염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셋째, 비활성화 A형 간염 백신으로 능동 면역시키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A형 간염의 주요 감염 대상이므로 소아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A형 간염에 노출된 후 사후 예방 대책으로 면역글로불린을 대신해 A형 간염 백신을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4종류로 미국에서 허가받은 하브릭스 및 박타주 백신과 유럽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는 아박심과 이팍살이 있다.
4종류 모두 면역원성이 매우 높아 2세 이상의 어린이와 성인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도 95% 이상에서 높은 항체 역가가 생성되고, 1회 접종 후 6~18개월에 추가 접종하면 장기간 방어 능력을 갖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백신의 효과는 최소 5~10년간 유지되며, 통상 20년 이상 유지된다고 보고됐다. 백신 접종 후 A형 간염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가를 보는 백신효과는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장정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령일수록, 간질환이 심할수록 치료율이 낮아지므로 기저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의 여행을 앞뒀다면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만성 간질환 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A형 간염에 의해 심한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적극적으로 예방접종 할 것을 권고한다.
대한간학회는 간염 백서를 통해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급성 A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20~40대의 면역력이 없는 젊은 성인세대가 고령화됐을 때 고령자 A형 간염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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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 어린이들을 돌보는 시설에 근무하는 사람
- A형간염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의료진 및 실험실 종사자
- 혈액제제를 자주 투여받는 경우: 혈우병 등
- 최근 2주 이내에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 군인, 의료인, 외식업 종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