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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공채시즌이 열림에 따라 면접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극도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주는 면접장에선 생각지도 못한 돌발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대표인 것이 이유 없이 몸이 떨리는 '진전증'이다.
진전증은 고정된 상태에 있을 때 몸의 일부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리는 현상으로 '본태성 떨림' 또는 '본태성 진전'으로도 불린다. 진전증은 일종의 유전질환으로 전체 환자의 50% 이상이 가족력을 동반해 가족성 진전증라고도 한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대표원장은 "진전증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하는데, 유독 10대와 50대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라며 "손떨림이 가장 흔하고 경우에 따라 머리, 목, 혀, 목소리, 다리, 온몸까지 떨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하게 긴장 또는 흥분하거나, 한 가지에 집중하거나, 피로가 누적됐을 때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노인층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 시험이나 직장생활로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젊은층에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외관상 좋지 않은 인상을 줘 나이가 어릴수록 손떨림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하다.
문병하 원장은 "본태성 떨림은 글씨를 쓰거나 술을 따를 때 손이 떨리는 운동성 떨림과 양팔을 가슴 앞으로 쭉 뻗은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굽혔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자세성 떨림이 나타난다"며 "파킨슨병이 원인일 때 동반되는 안정 시 떨림, 즉 양손을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놨을 때 손이 떨리는 것과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수전증을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발생하는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고 표현한다.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한 심리, 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 떨리게 된다. 다량의 카페인이나 알코올 과다 섭취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벼운 수전증은 완치 가능하고 증상이 심해도 50~90%까지 개선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뇌혈류검사(TCD),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동맥경화도검사 등을 통해 소뇌와 대뇌 등 중추신경계의 기능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한약을 처방하고, 침을 팔과 다리, 머리에 놓아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킨다. 허한 장기 주변에는 부항치료를 병행한다.
스트레스, 술, 커피, 담배 등을 피하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 견과류 등은 떨림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천마나 대추 같은 약재를 달여 차로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잠을 충분히 자고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며, 비타민과 마그네슘을 포함한 미네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