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시 이사부길 A코스는 삼척해수욕장 남쪽 끝 이사부길 A코스 시작지점을 알리는 이정표부터 이사부 광장(운동장)까지 이어지는 4.7km 구간이다. 길을 걷는 동안 줄곧 바다가 보인다. 짙은 파란색으로 물든 먼 바다부터 시작된 파도가 해안에 가까워지면서 높이 일어선다. 그 풍경 중간에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마을이 자리 잡았다. 항구에 푸른 물결이 잔잔하고, 낚싯대를 드리운 방파제 위 사람들이 풍경으로 남는다.
강언도 철원에 자리한 한여울길 01코스는 한탄강 기암직벽 위에 만들어진 길로, 국가지질공원 한탄강을 제대로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최적의 루트다. 근대문화유산인 승일교에서 시작하여 고석정의 빼어난 경치를 눈에 담을 수도 있다. 장쾌한 한탄강 협곡 파노라마를 한 눈에 펼쳐내는 송대소에서는 답답한 가슴도 확 트인다. 고석정 관람동선을 빼면 경사도 거의 없어 노약자와 함께 걷기에 무난하다.
경기도 양평군은 한강 물굽이를 품고 있는 고장이다. 두 줄기로 흐르던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몸을 섞어 온전하게 한줄기로 시작하는 곳이다. 그래서 양평군에서 엮어낸 길 이름도 물소리길로 지은듯하다. 모두 여섯 코스로 운영하는 물소리길의 세 번째 코스는 전철 경의중앙선 양평역부터 원덕역까지 이어지는 '버드나무나루께길'이다. 절반은 남한강 물길을, 나머지 절반은 남한강의 지류인 흑천 물길을 따라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물을 따라가는 걸음이기에 물소리길이라는 이름에도 곧잘 어울리는 길이다.
울산광욕시 동구에 자리한 울산어울길은 울산의 도심을 감싸 안고 있는 산들의 등산로를 이어 만든 길이다. 모두 7개 코스로 운영하는데, 1코스는 울산 동구의 염포산을 걷는 길이다. 신라 경순왕 시절 창건한 월봉사에서 시작하여 울산만을 지키던 화정천내봉수대를 지나고 화정산 언덕에 우뚝 솟아있는 울산대교 전망대를 만난다. 울산대교 전망대에서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울산만, 푸른 동해바다와 함께 울산의 시가지며 산업공단의 모습이 발아래 펼쳐진다. 염포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도 있고 벚나무가 가득한 너른 길도 있다. 염포산은 자전거와 함께 하는 길이기도 한데, 울산 동구청에서는 이곳에서 해마다 산악자전거대회를 연다.
4월 중순, 남녘은 말 그대로 만춘이다. 화사한 봄꽃이 피어오르는 봄날, 남녘의 부드러운 봄바람이 그립다. 여수 앞바다의 꽃섬 '하화도'는 봄철에 찾으면 좋을 느릿한 여행지다. 27가구, 31명이 가족 같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하화도에는 5.7km의 걷기길인 예쁜 '하화도 꽃섬길'이 있다. 3시간이면 충분한 코스다. 곳곳에 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유채꽃, 진달래, 동백 같은 봄꽃들이 피어올라 걸음은 한없이 느려지고, 근심조차 사라지는 길이다.
섬진강 500리 중 전북 임실군은 산 좋고 물 맑은 상류에 해당한다. 특히 장산리 진뫼마을은 '섬진강 문학마을길'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총 40km의 문학마을 길 중 임실군 구간은 약 14km이다. 특히 진뫼서 천담마을을 거쳐 구담마을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은 봄에 걷기에 그지없이 좋은 구간이다. 연둣빛으로 피어나는 나무와 풀을 비롯해 은은한 산벚꽃 등 산과 들이 모두 새롭게 태어난다. 김용택시인이 '서럽도록 아름답다'고 했던 강변이 바로 이곳이다.
충남 공주의 옛 지명인 고마나루는 한자로 '웅진(熊津)'이다. 웅진은 백제 문주왕이 475년 한성(漢城)에서 천도해, 성왕이 538년 다시 부여로 옮기기까지 60여 년 동안 백제의 도성이었다. 고마나루명승길은 백제의 웅진시대를 중심으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공주에 남아 있는 유적을 둘러보는 길이다. 공산성 금서루에서 출발해 산성을 한 바퀴 돌고, 천주교 순교 성지인 황새바위성지, 공주의 자랑인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 그리고 공주한옥마을과 충정도 감영인 선화당 등을 두루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