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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2-01 14:43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마사회장이 경마 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경마에 대한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경마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취임하는 마사회장들의 경마 마인드는 해외 첫 출장에서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어느 나라의 어떤 경마를 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쉽게 말해 서양경마를 먼저 보느냐, 일본 경마를 먼저 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일본이 가장 가깝다 보니 첫 출장을 일본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경마장도 크고 관람대도 크다. 도쿄경마장의 경우 관람대 하나로 모자라 한동을 더 지어 연결시켰다. 최대 입장 인원이 15만명에 달한다.

장외발매소도 크다. 고라쿠엔 장외발매소의 경우 시내 한복판 10층 건물과 8층 건물 2개동을 연결, 최고 12만명이 입장할 정도였다. 지금은 경마인구 감소로 인해 지정석 제도를 운영, 입장인원이 대폭 줄었지만.

호카이도 생산목장은 광활한 타운을 이루고 있다.


일본인들의 섬세함은 경마산업 곳곳에 배어있다. 관람대 식당의 출입문과 창문의 방향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쓰는 등 모든 시설을 둘러보면 못 하나하나에도 철저를 기한 흔적이 역력하다.

게다가 일본인 특유의 친절하고 자상한 설명, 사소한 것까지 중요한 듯 설명하는 모습에 매료돼 일본 경마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커 보인다.

그리고 서양경마를 보면 경마장도, 관람대도 낡아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경마장 분위기도 어딘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서양경마를 먼저 보게 되면 느낌이 달라진다. 경마가 오랜 세월 국민들로부터 받아온 사랑의 흔적이 경마 현장 곳곳에 배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마팬들의 관전 분위기가 그런 느낌을 더욱 부추긴다.

법인 마주로 참여한 기업의 임직원들의 단체응원전이 펼쳐지고 관람대 앞 광장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울려 댄스파티가 벌어지는 등 다른 스포츠 경기장보다 흥겨운 놀이마당이 연출된다.

박수가 자신의 마권을 적중시킨 기수에게 집중되는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우승기수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경마 종주국인 영국은 겨울 휴장기만 되면 마주들이 자신의 경주마 수십마리를 몰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해외 전지 훈련을 떠난다.

런던 근교 뉴마켓이라는 도시는 말들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도로에는 차도와 인도 외에 마도가 설치돼 있고 많은 말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거리 상가엔 병원 약국 식품점 등이 즐비한데 대부분 말 전용이다.

이 도시의 주민 대부분은 말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프랑스의 샹티성은 거대한 연못 가운데에 세워진, 아름답기로 유명한 성이다. 그 옆 성주가 말을 타고 달렸을 것 같은 광활한 초원에는 경주마 트레이닝센터와 경마장이 설치돼 지금도 말들이 달리며 그 나라의 오랜 역사와 마문화가 함께 했음을 연상케 해준다.

이런 경마국을 보고 나서 일본 경마를 보면 거대한 베팅장처럼 느껴진다.

필자는 김낙순 신임마사회장에게 이렇게 건의하고 싶다.

"해외출장은 서양경마부터 다녀오세요."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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