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표는 좋아지고 있지만, 취업자수는 좀처럼 3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구름낀 맑은 날씨'
2018년도 대기업 채용시장은 맑은 가운데 다소 구름 낀 기상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의 부진으로 대기업 신규 일자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제조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주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6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일자리는 2015년 대비 2016년에 10만개 이상 더 많이 소멸됐다. 가장 많이 소멸된 일자리 업종으로는 1위가 제조업(11만개), 2위가 건설업(3만개)이었다. 대기업 신규 일자리 1,2위를 나란히 차지하던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경기불황 등으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낙담하긴 이르다. 2018년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2017년과 비슷할 예정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아직 대기업에 몰려있는 상황으로서는 구직자들에게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단축 이슈로 인해 2018년 중소기업 채용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사람인에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585명을 대상으로 '2018년 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채용시장 전망을 '2017년과 비슷하거나'(51.6%), '더 악화될 것'(25.6%)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규채용과 관련해서 채용규모는 '전년과 동일'(39.7%)하거나 '감소'(17.5%) 할 것이라는 답변이 우세해 취업자 수 자체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채용에 직격탄으로 영향을 줬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 전인 지난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2018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따른 중소기업 의견조사(중소기업 332개)'를 한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소기업의 56%(복수응답)가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그에 따른 대책도 '직원감원 등 인력구조조정'(41.6%)을 1순위로 꼽았다. 인력 채용 대신 자동화 설비를 늘리겠다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어 영세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 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특성상 인건비 상승에 따른 채용 부담을 상당히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맑음'
2017년에 스타트업 성장과 투자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간기업에서 이중 드라이브를 걸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청사진이 나왔다. 우선 정부에서는 2018년에 1조원 이상을 출자해 3조원 이상 규모의 혁신·벤처기업 투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혁신·벤처기업이 대규모 성장 및 확장이 필요할 때, 초기 투자와 연계한 후속 투자로 자금을 수혈 받아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하는데 쓰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용창출형 스타트업 기업에 정부 지원금을 보조하기 위한 정책 등도 시행할 예정이다.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오픈한 코빗을 약 913억원에 인수하며 M&A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네이버 또한 스타트업 육성센터를 운영해 창업자를 지원할 뿐 아니라, 명함관리 '리멤버'에 50억원, 우아한 형제들에 350억원 등 기업 자체에 투자를 한다.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면 스타트업 성장에 따른 채용시장은 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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