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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게이트 논란' 아이폰X, 내구성과 배터리 수명에서 낮은 점수로 자존심 구겨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7-12-07 08:11


애플이 '최고의 혁신적인 스마트폰'이라고 내세운 아이폰X(텐)이 연일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추운 곳에서 디스플레이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콜드게이트' 등 각종 불량 사례로 구설에 올랐던 아이폰X은 최근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의 시험 결과 배터리 수명과 내구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컨슈머리포트는 5일(현지시간) 아이폰X에 대한 전반적인 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아이폰 X는 환상적인 카메라와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를 가진 혁신적인 기기지만, 다른 스마트폰들이 더 단단하고 배터리 수명도 오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협회(Consumer Union)에서 발간하는 월간지로, 매월 자동차·TV ·가전제품 등 특정 품목을 선정, 업체별 성능 가격 등을 비교 평가한다. 이 평가자료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필요한 제품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작은 통속에 넣고 다양한 각도의 충격에 기기를 노출하는 텀블링 테스트 결과 3대의 아이폰X 기기 가운데 하나는 50회 회전까지는 상태가 괜찮았지만, 100회를 회전한 후에는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 나머지 두 대의 시험 기기들은 50회 회전 후에 디스플레이가 오작동했다. 그리고 앞 유리가 깨지지는 않았으나, 위아래로 선명한 녹색 선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험 결과에 근거해 컨슈머리포트는 "유리로 만들어진 삼성의 갤럭시 S8과 S8 플러스를 테스트했을 때도 이런 디스플레이 손상과 뒷면 패널의 균열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애플스토어는 디스플레이 수리에 279달러, 뒷면 유리를 포함한 다른 부품 수리에 549달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수리비용의 차이로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는 이야기다.

배터리 수명에서도 아이폰X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아이폰X은 19시간30분을 기록, 갤럭시S8의 26시간과 S8플러스의 21시간에 훨씬 못 미쳤다. 그러면서 컨슈머리포트는 "매장에서 아이폰X의 멋진 디스플레이와 얼굴인식 기능이 얼마나 당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고민해봐라"며 "더블 터치 버튼이 없어진 아이폰X의 새로운 기능을 습득하는 것이 어떤지를 먼저 고민한 뒤, 여기에 과거 얼마나 자주 스마트폰을 길바닥에 떨어뜨렸는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번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컨슈머리포트는 구체적인 등수를 보도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 인사이더가 "컨슈머리포트 실험 결과 아이폰X가 삼성의 갤럭시S8 시리즈에 뒤쳐지는 9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7일 공개된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순위에서 갤럭시S8은 81점으로 1위에 당당히 올랐다. 그 뒤를 S8플러스가 2위, 갤럭시S7이 3위를 차지했으며 아이폰S8과 S8 플러스가 4, 5위에 포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 아이폰X은 출시 전 기대와 달리 국내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지난달 17일 이통3사를 통해 진행된 사전예약은 연일 매진행진을 이어갔으나, 실제 지난달 24일 정식 판매가 시작되자 예상만큼의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요즘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애플 아이폰X 하루 평균 판매량은 3000~5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아이폰8의 하루 평균 판매량을 합해도 1만2000대 수준에 그친다. 반면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은 최근에도 하루 평균 판매량 1만3000대,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은 하루 평균 7000대가 팔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사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대가 한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X의 이통사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는 155만7600원이다. 삼성전자 64GB 모델이 109만4500원, 256GB가 12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5만원 이상 비싼 셈이다.

뿐만 아니라 품질 불량에 대한 의혹도 판매 부진에 한몫을 하고 있다. 가령 아이폰X는 최근 추운 곳에서 화면이 몇 초 동안 터치 입력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고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는 '콜드게이트'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은 0∼35도일 때 정상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일부 사용자들은 아이폰X이 10도에서도 화면이 반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아이폰X에 채택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의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제어하는 애플의 소프트웨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밖에도, OLED 디스플레이에 녹색 줄이 사라지지 않는 '그린라인 게이트'를 비롯해 전면스피커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등 출시 전후로 제품의 완성도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판매량이 괜찮았던 것은 애플 마니아들이 아이폰X 사전 예약 판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예약 물량이 소진됐던 것일 뿐"이라며 "출고가가 너무 높은데 비해 판매는 기대에 훨씬 못 미쳐 개별 유통점에서는 요즘 오히려 신규 물량 받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신제품 효과까지 사라지면 판매량이 향후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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