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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63세)씨 이 년 전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하고 올해부터 일하는 맞벌이하는 딸을 대신해 손자를 돌봤다. 그러나 손자를 돌본지 석 달도 지나지 않아서 손목이며 어깨, 허리 등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했다. 아이를 안는 일이 많다 보니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파스와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달랬다. 하지만 다른 부위에 비해서 유난히 무릎이 쑤셨다. 급기야 어느 날부터 걸을 때 한 걸음 내딛고 주저앉았다가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연히 무릎을 굽혀 아이를 안아 올릴 수도 없었다.
결혼시키면 자식에 대한 도리는 다 했다고 생각했던 시대는 이제 지나간 모양이다. 요즘에는 맞벌이하는 자식이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손자를 맡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아이를 안거나 특정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육아는 노인의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젊은 사람이라면 기본 체력과 근력이 있어서 스트레칭을 하는 등 신경을 쓰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은 이미 노화로 인해 근골결계가 약해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 무릎 퇴행성관절염까지 앓고 있는 경우, 근골격계에 조금만 무리를 줘도 신체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진다. 특히 소모성 부위인 연골은 닳으면 다시 복구되지 않는다.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무릎 통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우울증, 휜다리 등 2차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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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증상에 따라 주사치료, 물리치료, 줄기세포, 관절내시경 등 치료법이 다 다르다. 보통 환자의 증상과 상황에 따라 여러 방법을 섞어가며 치료한다. 그러나 무릎 연골이 거의 닳아 비수술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겐 인공관절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관절수술이란, 손상된 무릎 연골 조직을 잘라내고 그 공간에 생체 친화적 특수 재질인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인공관절수술은 염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때문에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꾸준한 재활치료와 병행하면 무릎의 운동성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면서 인공관절 수술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관절은 환자의 몸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2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인공관절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세월이 흐르면 환자의 무릎 상태도 달라진다.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은 재수술을 막고자 60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유하는 편이다.
3D 프린터로 환자 맞춤 인공관절 제작…수술 정확도와 안정성↑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술법이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인공관절수술이다.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이란 말 그대로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 연골 병변의 두께, 모양, 하지 정렬에 맞는 인공관절 모형을 제작한 후, 그 모형에 맞는 수술 도구를 제작해 수술을 시행한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무릎·고관절센터 권세광 병원장은 "3차원적인 이미지를 통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수술도구를 제작하기 때문에 하지 정렬의 오차 없이 수술 가능한 것이 맞춤형인공관절수술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도와 안정성이 높으니 자연히 수술시간과 출혈량이 줄고 수술 후 회복기간과 합병증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인공관절이 환자의 다리 중심축에 맞게 정확하게 삽입되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수술만큼 중요한 수술 후 관리법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수술 후 관리법이다. 인공관절수술 후에는 보통 3개월 정도의 재활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관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훈련인 셈이다. 재활치료를 잘 받으면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다. 재활치료를 마친 후에는 건강한 관절을 위한 생활 습관을 익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닥에 쪼그려 앉기나 무릎 꿇기 등은 삼가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빨리 걷기나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운동 정도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