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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소보제화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구두 시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 눈길을 끌면서 여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소보제화' 오동수 디자이너가 있다. 그는 자신만의 미적 감각과 편안함을 우선으로 내건 다양한 고급 디자인의 구두를 선보이며 국내 슈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특별하게 구두 디자이너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았어요. 어렸을 때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는 것을 좋아하며 구두를 비롯해서 패션제품 디자인에 대한 그림을 그렸는데 우연한 기회에 소보제화 대표님하고 구두에 대한 생각과 구두디자이너를 접하게 되어 관심이 생겼어요. 같이 일해보자고 하기보다 즐겁고 불편하지 않은 발이 편한 구두에 대한 교감이 맞아 떨어진거죠. 처음엔 매장관리로 시작해 틈틈이 남는 시간에 이런 디자인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구두그림을 그렸었는데 그런 그림들이 대표님 눈에 띄어 실제 구두로 제작이 되고 판매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디자이너가 되었죠.
소보제화 이전에 디자이너로서 독립을 결심했거나 다른 창업은 또 다른 영역으로 경험하신 적 있으세요?
소보제화가 여성수제화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남자로서 여성 구두 디자인을 만드시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여성 구두를 저 스스로가 피팅이 안되다 보니 직원들이나 주위 여성들한테 계속 묻고 의견을 들어요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인지 그런 것들을 제가 100% 다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봤을 땐 피팅이 괜찮아 보여도 입는 사람들이 느낄 때는 답답해 보일 수 있어요. 남자라 아무래도 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는 많이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디자인만의 특성과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소보제화와 비슷한 다른 구두 디자인들이 많은데 소보제화 구두 디자인을 할 때 다른 태도,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
처음부터 제 디자인만의 색깔이 입혀져 있지는 않았어요. 결혼을 하고 세 딸의 아빠가 되면서 그 가장으로서 사랑과 책임감이 디자인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같은 가격이라면 더 나은 제품력, 그리고 같은 스타일이라면 더 나은 착화감을 우선시해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고 신고 싶어하는 구두는 있겠지만 모든 것을 만족하고 살순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디자인한 구두들은 누구나 가격적인 부담 없이 발이 편하게 신을 수 있도록 항상 생각하며 디자인 한답니다. 내 아내가 내 딸들이 신는 것을 상상하며 마음을 담는 게 다르다면 다른 태도가 제품에 표현되는 거 같아요. 즉, 구두는 장신구가 아닌 여성의 바디라인의 연장이라고 보구요. 착용했을 때 비로서 완성되는 아름다운 실루엣이 저희 소보제화 디자인의 특성과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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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제화는 자체 맞춤 제작 여성 수제화입니다. 고객의 발을 먼저생각하고 매출에 상당 부분은 고객을 향하는 기술에 투자해요.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 물론, 신었을 때 편안함이 곧 디자인의 완성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가지고 있는 패션에 대한 고민을 소보제화를 신었을 때 궁극적으로 고객 본인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가장 멋있고 예쁘게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객 스스로가 외면 뿐 아니라 내면까지 리마인드 되어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게 목표이죠.
유행은 유한하지만 스타일은 무한하다는 말이 있어요 스타일에 따라 같은 트렌드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죠. 올해 유행하고 있는 다리를 감싸는 삭스 부츠 스타일은 생갭다 멋진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요 많은 런웨이에서 주목을 받은 이 독특한 부츠는 날씬한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하면서 스포티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해요.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고객 한 명, 한 명의 신기 전후 변화가 가장 뿌듯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이 가진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데 장점을 극대화 시킴으로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소보제화를 구매한 고객들이 전 보다 더 멋진 코디와 편안한 발로 인한 착화감에 대한 기뻐하는 반응이 즐겁습니다. 소보제화 슈즈로 고객 한 명, 한 명이 즐겁게 구매하며 더욱 멋있고 예뻐지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거의 매순간 보람을 느낍니다. 고객들이 보내는 만족에 대한 후기야 말로 이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시는 작품이나 작업을 한 기억이 있다면요? 애정이 가는 구두 아이템 같은?
지금까지 디자인한 구두는 셀 수 없죠. 거기에 사랑 받은 구두도 사랑 받지 못한 구두도 있겠죠. 하지만 모두 내가 만들고 키워낸 내 자식이란 생각을 잊어 본적은 없어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2011년 출시했던 1209번 디자인이 생각나네요. 언론에서도 주목 받았지만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수정하고 보완해서 힘들게 출시된 디자인이거든요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떠올리는데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제가 영감을 받는 곳은 크게 정해진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운전을 하다가 받기도 하고, 술을 한잔 하다 받기도 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받기도 하고, 뉴스를 보다 받기도 해요. 굳이 일부러 영감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최소로 하고 일상에서 즐기다 보면 영감이 마구 샘솟는 것 같아요. 즉,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는 평범한 공통분모, 그리고 점과 선 면의 사물의 일부에서 영감이 떠오르죠. 건축과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주로 떠올리구요. 가끔은 포스터 문구의 폰트에서도 영감을 받죠.
앞으로 하고 싶은 디자인이나 현재 어떤 작품을 만들고 계시나요
현재는 2018 S/S 에 선보일 스니커즈 라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그니처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슈즈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을 기획하거나 나태해 질 때쯤 보는 문구가 있습니다. "초심불망 마부작침 (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지키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생각으로 항상 꾸준하게 디자인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소보제화' 철학처럼 ' 좋은 신발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 는 취지에 맞게 발 편한 예쁜 구두로 조금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데 디자인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