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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野談(13) 사랑니, 눈다래끼, 생선가시의 공통점은?

이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10-12 10:22



환자 처지에서는 별 것 아닌데 의사로선 골치아픈 질환이 있다. 이런 질환은 사소하지만 치료 과정은 복잡하고, 대체로 보험 수가도 낮다. 병원으로선 '계륵'인 셈이다.

사랑니가 대표적이다. 잇몸 속에 숨어서 옆으로 누워 있는 매복사랑니는 뽑는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되기도 하고, 뽑은 뒤에 주변 치아의 치열이 무너지기도 한다. 고약하게 묻혀 있으면 발치에 몇 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매복사랑니를 발치하지 않는 치과도 많다. 치과도 전문의 제도가 있는데, 사랑니 발치는 치주과와 구강악안면외과 소관이다. 사랑니를 뽑으러 치과에 갔는데 발치하지 않는다면 "주변에 어느 치과가 사랑니 전문이냐"고 물어볼 것. 마땅한 곳이 있으면 절대로 기분나빠하지 않고 흔쾌히 알려 준다.

안과 질환 중에는 눈다래끼 수술이 꼽힌다. 5분도 안 걸리는 간단한 수술인데, "눈다래끼 수술은 하지 않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돌려보내는 동네 안과가 꽤 있다. 귀찮은 게 아니라 이 수술을 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눈다래끼 수술은 간단은 하지만 눈동자와 인접한 환부를 정확히 째고 화농을 깨끗이 제거해야 하는 정교한 수술이다. 눈다래끼는 수술해도 재발이 잦아서, 힘들여 수술해 주고선 나중에 "또 생겼다"고 볼멘 소리를 듣기도 한다.

집 근처 안과에서 눈다래끼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 여러 명의 안과 의사가 다양한 수술을 하는 큰 규모의 개원 안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대학병원 안과는 심각한 안질환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눈다래끼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밥 먹다가 체했는데 대학병원 위암 전문의를 찾아가는 셈이다.

목에 걸린 생선가시도 애매하다. 눈에 보이는 가시는 내과, 치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쉽게 뽑지만, 가시가 너무 가늘어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거나 식도 아래쪽에 깊이 박혀 있으면 이비인후과에서 후두내시경으로 뽑아야 한다. 저녁식사를 하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는데 근처에 야간 진료하는 이비인후과가 없으면 다른 동네 병원을 찾아 헤매느니 종합병원 응급실로 직행하는 것이 낫다.
이동혁 기자 d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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