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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치과치료에서도 정신·심리적 상황 꼭 살펴봐야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7-07-31 14:40


치과진료를 하다보면 충치 등 전형적인 치과질환 외에도 환자들의 감정상 문제나 심리·정신적인 요인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음은 필자가 경험한 것으로 치과진료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닌 신뢰의 문제나 심리적 문제로 의해 생긴 사례로 판단되는 것들이다.

[사례#1] 10년 전에 임플란트를 4개 심고 그 위에 틀니를 만든 A환자가 7년이 지난 시점인 3년 전쯤 틀니에 문제가 있다고 내원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원래 약한 턱관절에 문제가 생긴데다 인후두염이 자주 걸리는 것이 원인이었다. 그 동안 7년 동안 써오던 틀니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틀니의 문제라고 주장해 6개월간 애꿎은 틀니만 고치고 실제로 문제가 되는 턱관절에 대한 치료는 하지 못했다. 필자는 결국 치과대학병원에 가서 객관적인 진단을 받기를 권유했다. 이후 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다른 치과의원에 가서 턱관절 치료는 받지 않고 틀니를 여러 차례 만들었으나 사용하지 못하고 치료비 환불까지 받았다고 한다.

[사례#2] B환자는 10여년전 여러 개의 크라운 보철 치료를 받았는데 중등도 이상의 치주질환 상태였다. 대부분의 치아들이 상태가 안 좋았지만 발치하지 않고 치료 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단, 뿌리끝 염증이 낫지 않고 치주질환이 심한 한 개의 치아만을 발치하기로 하고 환자의 동의하에 발치했다.

그러나 발치 후 수개월 지난 후 문제를 제기했다. 필자의 치료와 발치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치료와 발치가 적정했음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객관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면 다른 치과의원에 가서 다시 검토해 보라고 했지만 상담하는 동안은 수긍하다가도 집에 돌아가서는 다시 의심이 들어 잠을 못 자고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1개의 발치로 치아에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임플란트라는 좋은 대용물도 있다고 얘기했지만 상당한 의구심만을 드러냈다. 이 환자는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문제와 치과치료 문제가 겹치면서 통상적인 치과 치료마저 자신의 기대와 달리 나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였다.

[사례#3] 충치와 파절 등으로 크라운을 한 C환자는 치주 질환 등도 심해 치주 판막술을 시행했다. 이 환자는 계속 교합이 안 맞는다고 호소하면서 교합을 고쳐주길 원했지만 사실은 급성 치수염 상태로 신경 치료가 필요한 경우였다.


신경 치료를 원하지 않아 부득이 수차례의 교합 조정을 했지만 예상대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이 환자는 신경 치료를 거부한 채 크라운의 교합에 문제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부득이 치과대학병원에서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볼 수 있도록 소견서를 발급했다.

위의 3건의 사례들은 필자의 치과 생활에서 매우 뼈아프고 힘든 기억들이다. 필자도 수 개월간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압박감과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충치나 치주 질환 등의 문제로 생기는 것들은 치료가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부족한 부분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서 이해를 구해나가면 된다. 물론 여기에는 환자와 치과 의사간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위 사례는 모두 환자가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상태에서 진행된 일들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환자와 치과의사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의 구축이다. 치과의사는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또한 환자에게 치료과정을 충분히 이해시킨 후 진료가 시작돼야 한다.

2. 불안 장애, 우울증 그리고 양극성 장애(조울증)등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다른 환자보다 좀 더 충분하게 파악해 치과의사와 환자 간 상호 존중과 믿음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부분이 잘 안되면 좀 더 시스템이 잘돼 있는 치과대학병원으로 의뢰하는 것이 좋다.

3. 치과 진료가 정신·심리적인 문제로 심각하게 장애가 될 경우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의뢰하거나 조언을 구한다.

점점 복잡다단해지는 경쟁 사회로 인해 앞으로 치과 진료는 환자의 감정이나 심리적인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환자의 구강 건강 상태 뿐만 아니라 정신·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 후 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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