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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반려동물]또 하나의 가족 '애완동물'이 건강을 위협한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06-07 09:12 | 최종수정 2017-07-25 10:23





# 주부 A씨는 최근 자녀가 겪은 장염을 겪은 뒤 평소보다 애완견의 청결과 건강 상태를 살피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애완견이 장염증세를 보일 때 '금방 괜찮아지겠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뒀더니 애완견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자녀에게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아이는 결국 '장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 53세 B씨는 최근 집에서 자녀가 키우던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렸다. 물린 부위가 1cm 이내로 깊지 않고, 회사 근무로 병원에 가기도 쉽지 않아 상처가 아물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틀 후 물린 부위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더니 염증과 함께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B씨는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 고양이의 입 속 세균이 상처부위를 통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 것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어느덧 1000만명을 넘어섰다. 동물을 키우면 노인 치매 예방과 자녀의 사회성 발달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2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전문의 레빈슨은 치료를 위해 대기 중이던 아동이 자신의 애견과 어울리면서 점차 회복되는 것을 발견하고 동물치료법을 고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자폐아와 우울증환자 등을 개를 통해 치료하는 동물매개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 등의 조사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이들의 성격을 활달하게 바뀌고 사회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치매 예방'은 물론 '건강한 장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애완동물은 사람들에게 많은 긍정적 효과를 주며 외로움에 힘겨워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마음의 위안을 준다. 때문에 최근에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애완동물'이라는 말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동물과 집안 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반려동물로부터 건강을 위협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애완동물을 대상으로 한정해, 진드기나 이에 의한 간접적인 감염을 제외하고 어떤 감염병들이 가족을 위험하게 하는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서유빈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물에게서 사람에게 전파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 200여종이나 된다고 밝혔다.

서유빈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곰팡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피부병은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옮기 쉽다"며 "개와 고양이의 기생충인 톡소플라스마는 이들의 똥에 묻어 나와 사람에게 옮겨지며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새를 키울 때는 '앵무병'이 호흡을 통해 옮겨져 폐렴이나 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에 의한 감염병]

◇세균성 식중독과 장염

애완동물로부터 감염될 수 있는 세균성 식중독과 장염의 원인균으로 캄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이 대표적이며 애완동물의 배설물로부터도 감염될 수 있다.

이들 균으로 인해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리게 되면 복통과 함께 설사,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소아와 고령자, 면역이 저하된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애완동물에게서 감염 증상이 있으면 미리 주의하여 인체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설사나 미열만 보여 감염의 여부를 인지하기 어렵다.

※캄필로박터균을 주의해야 하는 반려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등

※살모넬라균을 주의해야 하는 반려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도마뱀, 금붕어 등

◇장 기생충 감염

애완동물이 자연 환경에 노출될 경우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 '개조충'의 경우 개나 고양이가 감염된 벼룩을 섭취하면서 감염된다. 개조충에 감염된 애완동물의 대변에 노출돼 감염되거나 애완동물의 털에 기생하고 있는 벼룩에 직접 노출돼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청결관리가 중요하다.

기생충 지아디아에 의한 '편모충증'도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기생충 감염 중 하나다.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소아나 노약자, 면역이 저하된 만성질환자에서는 중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개조충, 개십이지장충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등

※지아디아를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등

◇전신 기생충 감염

일부 기생충의 경우 장 이외 장기까지 이동해 손상을 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의 '개회충'과 고양이의 '톡소플라즈마병'이다. 개회충은 주로 어린 개가 감염이 되며 어미견의 태반을 통해 태어날 때부터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강아지는 발육이 부진하고 배가 불뚝 심하게 튀어나온 모양새를 보이기도 한다. 주로 아이들이 감염되는데 눈을 침범해 시력이 상실되거나 간이나 폐, 뇌 등에 침범해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고양이는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거의 없어 감염을 인지하기 어렵다. 건강한 사람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임신부나 면역이 저하된 만성질환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개회충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톡소플라즈마를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고양이

◇백선증

백선증은 곰팡이에 의한 피부감염으로 애완동물과 사람에게 피부와 머리털, 손톱을 감염시킬 수 있다. 백선증에 감염된 애완동물의 피부에 직접 접촉하면서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데 애완동물의 털이 동그랗게 빠져있는 경우 의심해 봐야 한다. 사람이 감염될 경우 피부가 가렵고 각설이 일어나면서 동그란 피부변색이 생긴다. 곰팡이를 죽일 수 있는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면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일찍 치료받는 것이 좋다.

※ 백선증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등


[상처로 인한 감염병]

◇광견병

광견병을 흔히 개에게 물려 걸리기 쉬운 질병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뿐 아니라 고양이, 너구리 등 다양한 동물로부터 물려서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광견병 바이러스가 신경을 통해 중추신경계에 침입해 신경마비 증상을 일으킨다. 또 발열, 구역질, 물을 마실 때 목에 통증이 나고 물을 무서워해 공수병으로도 불린다. 사람에서의 잠복기는 보통 4~8주 정도로 길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물은 동물이 광견병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광견병 진단 방법이다. 만약 물은 동물을 잡아서 관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광견병 예방접종을 바로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절차에 따라 처치를 받아야 한다.

※광견병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등

◇묘소병

묘소병은 고양이가 사람에게 옮기는 대표적인 병이다. 고양이에게 할퀴거나 물리면 고양이 침에 섞인 세균이 사람에게 침투해 생긴다. 이 균은 고양이 털에도 묻어 있다. 고양이를 쓰다듬던 손으로 눈을 비비면 묘소병이 생길 수 있다. 묘소병은 당뇨병, 암환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묘소병에 걸렸다면 겨드랑이 임파선이 붓고 아플 수 있다. 눈에 감염되면 눈꺼풀이나 결막이 붓고 충혈된다.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낫지만 임파선염이 2~3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면 증상지속시간이 단축된다. 묘소병이 전신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간이나 비장을 침범할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면 호전 가능하다.

※묘소병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고양이

◇카프노사이토파가, 파스튤렐라

'카프노사이토파가'와 '파스튤렐라'는 개와 고양이의 입에 상재하는 세균의 이름이다. 개나 고양이에 물려 상처를 입으면 다양한 세균들이 피부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를 '봉와직염'이라고 한다.

카프노사이토파가와 파스튤렐라를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일반 봉와직염과 달리 조직을 빠르게 괴사시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개나 고양이에게 물릴 경우 빨리 병원에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카프노사이토파가를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등

※파스튤렐라를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등

◇파상풍

파상풍은 개나 고양이에게 물린 후에도 3일에서 3주 후 발병할 수 있다. 증상으로는 두통, 불안증, 근육 경직 또는 저하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상처 발생 후 철저히 소독하고 필요시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면서 항생제를 투여 받으면 도움이 된다. 개나 고양이에게 물렸을 때는 즉시 병원에 가서 항(抗)독소와 예방주사를 맞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파상풍 예방접종은 10년마다 한 번씩 해야 한다.

※파상풍을 주의해야 하는 애완동물: 개, 고양이, 햄스터, 앵무새, 도마뱀 등



<반려동물로 인한 감염병 예방 및 대처방법>

1. 배설물을 처리한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배설물 처리 장소(애완동물 화장실)에서 어린이가 놀지 못하도록 한다.

3. 애완동물을 키우는 용품을 손으로 다루고 난 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4. 애완동물을 다루거나 함께 있는 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한다.

5. 가족의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에서 애완동물을 다루지 않아야 하며, 그들에게 음식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애완용 개와 고양이에게 광견병 백신을 접종한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바로 비누를 이용해 상처를 씻고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다.

7. 애완동물과 뽀뽀를 하거나 당신의 입이 애완동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8. 애완동물 먹이로 세균오염 가능성이 큰 날고기나 날계란을 주어서는 안되며,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

9. 애완동물과 야외 활동을 할 경우 가능한 깨끗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애완동물의 변이 있는 곳에 가지 않는다.

10. 태반감염에 의한 태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구충검사와 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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