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보양식 맞나?"
실제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T식당은 지난해 삼계탕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한 뒤 올해도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 식당의 삼계탕 가격이 1만3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7년 만에 3000원이 오른 셈이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K식당의 일반 삼계탕은 1만5000원이다. 일종의 프리미엄 삼계탕인 전복삼계탕과 산삼삼계탕은 각 2만1000원이다.
이달 초 마리당 1290원까지 하락했던 생계(1㎏ 기준) 시세는 초복이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회복되며 조금씩 올라 11일에는 1790원까지 회복됐다. 이달 1∼11일 평균가는 1468원으로, 지난해 7월 평균가인 1720원에 비하면 14.7% 싼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삼계탕 가격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회사원 이모씨는 "생닭 가격이 올랐을 때는 삼계탕 가격을 서둘러 올리더니 생닭이 싸졌는데도 삼계탕 가격은 오히려 오르니 기분이 찜찜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사원 김모씨는 "삼계탕 한 그릇을 1만6000원이나 내고 먹어야 한다면 서민 보양식의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 1만원 정도에 먹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생닭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는데도 삼계탕 가격은 오른 그대로여서 식당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보였다. 인삼과 황기, 대추, 헛개, 오가피, 찹쌀 등 삼계탕에 들어가는 부재료비도 아무리 높게 잡아야 4000원을 넘기 어려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계탕 식당 관계자는 "삼계탕 원가에서 생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각종 부재료와 매년 오르는 임대료, 인건비 등이 가격에 포함돼 있어서 식당 입장에서는 결코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