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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11경주(1등급)에서 이현종 기수(23)가 역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기세가 좋은 '시티스타'였기에 우승도 노려봤으나 앞 선 '디플러메틱미션'은 경주 내내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유유히 결승선을 갈랐다. 직전경주(제9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 기수였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제11경주가 입대 전 마지막으로 치룬 대회였다.
올해도 승수만 놓고 보면 서울 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 만큼 입대시기가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 기수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김동수 선배나 이 혁 선배는 제대 후 기수생활을 시작했음에도 잘하고 있지 않냐"면서 "아직 젊은데다 입지도 튼튼하게 다져놨기에 걱정스럽진 않다"고 했다.
물론 선수에게 있어 2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이에 대해 이 기수는 "2년이란 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돌아와서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한국마사고등학교 재학시설부터 무려 8년간이나 말(馬)과 한 몸처럼 살았기 때문이다. 입대를 호기로 삼고 싶단 생각도 강했다. 그는 "몸이 약한 편인데 군 생활 동안 몸을 만들고 파워를 보강하고 싶다"며 "나약해진 마음도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입대 전 주위 분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이 기수는 "김영관 조교사, 박대흥 조교사, 배대선 조교사, 한국마사회 김 훈 교관님 등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준 분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했는데 제대 후에는 자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마 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 기수는 "마사회가 홍보를 잘해줘서인지 경마 팬들이 다 알고 있더라(웃음)"면서 "언제 가냐, 왜 가냐 묻는 분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이었다"고 했다. 또한 "평소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은 응원해 주신 것 같다"며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계기가 됐다. 무사히 돌아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