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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는 힘이나 스피드 등 신체 능력의 차이로 남녀가 한 종목에서 승패를 가릴 수 있는 경기가 드물다. 올림픽 종목에서는 승마가 있다. 이밖에 경마와 경정이 있다. 특히 경정은 남성의 파워풀함과 여성의 섬세함이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프로 스포츠다. 최고 시속 80km가 넘는 보트의 힘찬 질주와 6대 보트가 수면에서 펼치는 다양한 전법과 섬세한 조종술이 경정의 백미다.
남자 선수와 우승 횟수를 비교한다면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여자 선수의 경우 결혼과 출산이라는 공백이 있어 꾸준한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불리하다거나 약체인 것은 아니다.
3월말 기준 3기 박정아(9승, 다승 공동 2위) 박설희(6승, 8위) 이지수(5승, 16위), 12기 김인혜(4승, 17위)는 다승 부문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남자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박정아는 2004년, 첫 여자 경정선수로 데뷔하여 2004년, 2008년에만 9승을 기록했고, 나머지 해는 모두 10승 이상을 올리며 경계의 대상이 될 정도로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박정아는 2013년 29승으로 개인 최다승 기록을 작성하며 최고의 해를 맞았다. 이후 꾸준히 20승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 개인 통산 225승으로 여자선수 중 누적 최다승을 기록 중이며, 전체 경정선수 중 다승 23위에 올라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상경주에 약하다는 점이다. 스포츠월드배와 문화일보배에 한번씩 진출해서 3위 입상(2014년 문화일보배)이 전부다.
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꾸준히 성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올 시즌 초반 출발이 좋은 만큼 4월에 있을 제11회 스포츠월드배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 된다.
대다수 경정 전문가들은 "박정아는 피트력(출발반응속도)과 선회력이 우수하고 노련한 경주운영 능력을 보유한 만큼 여자 선수 중 가장 먼저 300승 고지를 밟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