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3일 출범했다. 새로운 은행의 등장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처음이다.
기본 통장이라 볼 수 있는 수시 입출금통장 '듀얼K 입출금통장'은 하나의 계좌에서 자유입출금의 편리함과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듀얼K 입출금통장은 계좌에 여윳돈이 있으면 터치 한 번으로 '남길 금액'을 설정할 수 있으며 구분된 돈을 1개월간 유지하면 최대 연 1.2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6개월 기준 연 2.05%의 금리를 제공하는 '플러스K 정기예금'과 최고 연 2.65%(36개월)인 '플러스K 자유적금'도 있다.
대출상품으로는 '슬림K 중금리대출'이 대표 상품이다. 신용등급 4∼6등급인 중신용 고객을 위한 1금융권 신용대출이다.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 신용등급을 세분화해 기존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도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며 최저금리는 연 4.19%(고정금리)다.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면 연 1.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미니K 마이너스통장은 연 5.50% 금리로 지문인증만으로 바로 최대 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으며 직장인K 신용대출은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 관련 서류제출 없이 국민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정보 자동수집만 승인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 상품은 100% 모바일로 이뤄지는 만큼 24시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센터와 전산센터가 24시간 365일 운영되며, 현금이 필요할 땐 GS25 편의점에서 수수료 없이 찾을 수 있다. 새벽에라도 대출상품에 가입한 뒤 가까운 GS25 편의점에 가면 바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색적으로 이자를 현금 대신 디지털 음악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선보였다. 뮤직K 정기예금은 연 1.68% 이자를 지급하지만 가입자가 원할 경우 현금 대신 약 2배 수준의 금액에 해당하는 디지털 음악 감상권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이달 5일 본인가를 받을 예정에 있으며 상반기 중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은행법 개정이 향후 흥행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반쪽짜리 인터넷은행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에선 산업 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엔 완화하를 위해 은행법 개정의 움직임이 있찌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때문에 케이뱅크 주주 중 IT(정보기술) 기업을 대표하는 KT는 지분이 8%지만 의결권은 4%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KT가 자본금을 더 넣거나 적극적으로 IT 노하우를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 케뱅크의 경우 대출영업 위해 증자에 나서야 하는데 쉽지 않다. 케이뱅크의 초기 자본금은 2500억원으로 상당부분 소진했다. 예금을 받는다고 해도 올해 대출 목표 4000억원을 달성하는 건 녹록지 않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2~3년 내 2000억~30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 자본을 갖고 대출영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증자가 이뤄지는 게 케이뱅크의 성장에 있어 가장 절실할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에 새로운 형태의 은행으로 경쟁력 발휘를 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은행법 개정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