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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같은 회계법인에 평균 6.8년 감사…삼성전자·현대차 등은 18년째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7-01-25 13:46


국내 500대 기업의 동일 회계법인 평균 감사 연수가 7년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기업의 회계 부정을 막기 위해 마련한 '선택지정제' 기간 6년을 훌쩍 넘긴 것이다.

25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483개 기업의 2015년 말 기준 외부감사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같은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긴 기간은 평균 6.8년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동일 외부감사인의 유지 연한으로 정한 6년을 넘긴 곳은 269개사(55.7%)에 달했다. 500대 기업 전체의 60% 가까이가 6년 연한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현대차 등 5곳은 특히 1998년 이후 20년 가까이 단 한 차례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은 18년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고, 현대차와 한국야쿠르트는 안진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고 있다.

15년 이상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기업도 이들 5곳을 포함해 45곳에 이른다. SK건설, 포스코건설, LS니꼬동제련, 호텔롯데, 삼성카드 등 17개 기업이 17년 째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고, 삼성생명, BMW코리아, 알리안츠생명, 포스코에너지, CJCGV 등 17곳은 16년째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고 있다. LG화학, CJ푸드빌 등 6개사도 15년째 회계법인이 '붙박이'다.

10년 이상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도 기아차, 롯데쇼핑, 아모레퍼시픽 등 114개(23.6%)에 달했다.

삼일회계법인이 500대 기업 중 153개사(31.7%)의 회계감사를 맡아 가장 많았다. 안진회계법인이 101개사(20.9%)로 2위, 삼정회계법인이 95개사(19.7%)로 3위였다. 이어 한영회계법인이 69개사(14.3%)로 4위에 랭크됐다.


이같은 국내 대기업의 '붙박이' 감사 선호 현상은 일본이나 미국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의 경우 담당 최고파트너가 바뀔 경우에 한해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딜로이트는 15년째 회계감사를 맡은 기업이 3개에 불과했고, KPMG와 언스트앤영,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 유명 회계법인들도 최장 13년째 회계감사를 수행중인 기업이 각각 6곳, 9곳, 13곳에 불과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상장회사가 6년간 동일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받으면 이후 3년 동안 다른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회계 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법안 통과 후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2019년부터 시행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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