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우동3구역, 누구의 품에 안길까?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6-12-08 14:40



-오는 17일 '선택의 날'… GS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 기선 제압

"진실은 숨긴다고 바뀌지 않는다. 사업제안서를 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고, 특히 일부 조합 임원들이 너무 대놓고 특정 사업단을 옹호하다 보니 투표로 진실을 밝히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총회가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부산 우동3구역 한 대의원의 말이다.

지난 15일 입찰이 성사된 우동3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중반을 지나며 분위기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오는 17일 시공자를 선정하기 위한 조합원총회를 앞두고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구역 인근에 배치되는 상황까지 연출된 가운데 각 사업단의 홍보 논리가 상반되면서 조합원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전언이다. 이와 더불어 특정 사업단과 조합 임원의 유착설 등의 의혹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여서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곳의 한 대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우동3구역 일부 조합 임원들이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내정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조합 집행부에서 조합원들을 위한 재개발사업을 위해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야 하는데 편파적인 여론을 조장하는 특정 임원들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에 조합원들이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동3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렇다. 이곳은 총회 7일전 이례적으로 부재자투표 마감ㆍ평일 합동홍보설명회 개최 등으로 특정 사업단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된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동3구역에서 벌어지고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며 "특히 부재자투표 일정을 바꾸는 것에 대해 조합원 간 격론이 오갔고 결국 대의원회에서 50대49로 일정 변경이 결정됐다. 49표의 반대가 나온 것만 봐도 이곳 대의원들조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인근 삼익비치타운과 관련해 일정을 짜 맞추고 있다는 의혹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GS사업단이 입찰 시 제안한 계약서(안)이 경쟁사의 전단지에 등장하면서 조합 집행부와 대우사업단의 유착 의혹은 확산일로에 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입찰 시 제출한 계약서(안)을 각 사별로 교환하지 않았음에도 GS사업단의 계약서(안)이 경쟁사의 전단지에 버젓이 포함됐다"며 "조합에 밀봉돼 보관된 자료가 특정 회사에 유출된 것인데 이를 두고 밀실 거래설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출된 계약서(안)의 문구를 교묘히 이용해 경쟁사를 근거 없이 비방하는 행보에 대한 비난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대우사업단의 전단지에는 '부실기업 GS건설, 얼마나 힘들면 조합원들께 연대보증을 세웁니까? 전 조합원 연대보증 요구!'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GS사업단의 계약서를 살펴보면 모든 조합원들을 대표해 조합장 및 임원에 대한 '연대보증'만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의 사업장에서도 조합 임원들에게 연대보증을 명시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전 조합원에게 연대보증을 세운다는 허위 홍보도 문제이지만 우선 어떻게 조합에 있는 자료가 특정 업체 측에 전달됐는지 그 경위를 파악하고 관련자 문책과 그에 걸맞은 후속 조치를 내놔야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GS사업단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사업단의 계약서(안)만 유출됐다.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우동3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결국 우리 조합원들이 사업제안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투표해야 한다. 본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상승세 탄 GS건설-포스코건설, 분위기 가라앉은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반전은?

총회를 앞둔 우동3구역의 민심은 GS사업단에 조금 더 쏠려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GS건설의 상승세가 무서운 데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2곳 모두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매각설과 감사 의견 거절 등으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또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부산의 화명동과 명장을 비롯해 곳곳의 사업장들에서 이주비관련 지급보증이 되지 않아 새로운 시공자를 찾는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한 대형시공사 부장은 "부산의 몇 몇 조합관계자들을 접촉해보니 대우건설이 감사의견 거절 등 매각설이 돌면서 이주비관련 지급보증이 되지 않아 사업에 지장이 많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공사교체카드를 꺼내들면서 몇몇 조합측서 물밑 접촉이 온 것이 사실이다. 본사차원에서 검토 중으로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공들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경남(재건축)에서 발을 뺐다. 이로 인해 GS건설의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우동3구역 인근 삼익비치타운에서도 홍보 인력을 철수시키며 이곳 역시 GS건설이 시공권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GS건설의 파트너인 포스코건설은 지난 3일 대구 지산시영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방배경남에서 입찰에 불참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삼익비치타운에서 수백 명의 홍보요원을 동원하다가 갑자기 철수한 것에 대해 더 많은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면목3구역에 대한 수사 때문이다' 등의 의견도 있지만 결국 브랜드와 사업 조건에서 밀려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와 더불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수원 팔달1구역 수주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에게 졌다. 삼성물산 등 유수 대형 시공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현대산업개발이 정비사업의 초짜로 꼽히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게 발목을 잡힌 것은 큰 이변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조기 철수와 현대산업개발이 현대엔지니어링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강남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방배6구역에서 입찰 후 10일이 경과된 시점에 사업 조건과 분위기에서 밀린 현대건설이 홍보 요원들을 철수시키며 오는 10일로 예정된 방배6구역 시공자선정총회에서는 대림산업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춰 볼 때 삼익비치타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박빙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듯 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조기 철수하며 GS건설의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어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방배경남, 삼익비치타운에 이어 우동3구역까지 GS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우동3구역에서 과연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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