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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4일(금), 미국 '브리더스컵'에 한국 대표 경주마가 출전을 앞두고 있다. 'J. S. Choice'가 그 주인공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amazing(놀라운)'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승 시 몸값이 최대 200억원까지 급등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ㅡ 케이닉스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다.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번식마를 선발하고 교배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직계는 물론 방계혈통의 경주성적과 유전자정보를 이용해 망아지의 경주능력을 예측하는 것으로 경주마 개량에 있어 혁신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당초 서울대학교와 한국마사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다 2013년부터 한국마사회가 단독으로 진행해 현재는 케이닉스Ⅲ까지 개발이 완료됐다.
'J. S. Choice'는 케이닉스를 통해 거둔 성과 중 하나다. 'J. S. Choice'의 경우 부마(父馬)와 달리 모마(母馬)의 능력은 미 검증된 상태였다. 하지만 케이닉스로 분석해보니 유전자 상으론 부마와 모마의 조합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지에서 7만5000달로로 저렴하게 구매했다. 반면, 올해 거래된 'J. S. Choice'의 동생은 35만달러로 몸값이 급등했다. 'J. S. Choice'가 기량을 과시하며 모마의 씨말 능력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ㅡ'J. S. Choice'의 도전은 '브리더스컵 도전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들었다.
사실, 한국마사회가 미국에서 'J. S. Choice'를 구매한 목적은 케이닉스의 우수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케이닉스를 이용해 구매한 경주마가 미국에서 월등한 능력을 보인다면 많은 사람들이 케이닉스를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닉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와중에 많은 생산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만 한다면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종축을 보유하게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이는 경주마 수출과도 연계돼 장기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J. S. Choice'와 같은 경주마가 미국에서 좋은 능력을 보이면, 훗날 한국 씨수말로서 국내 경주마 생산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ㅡ'J. S. Choice' 훈련을 맡고 있는 토드플레처 조교사는.
토드플레처는 5000명이 활동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조교사이다. 축구로 비유하면 발롱도르와 같은 '이클립스'를 무려 7번이나 수상했으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수득상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세마 승률이 상당히 높고 'Uncle Mo', 'Scat Daddy', 'Super Saver', 'Any given saturday' 등의 유명 씨수말을 조교했다. 토드 플레처와는 지난해 9월, 킨랜드 경매에서 인사를 나눈 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 해오고 있다.
ㅡ케이닉스의 정확도는.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선발이 실용화돼 있는 젖소의 경우 정확도가 0.85를 넘는다. 반면 케이닉스의 현재 정확도는 0.75정도다. 하지만 더 많은 두수를 이용해 개발에 주력한다면 충분히 젖소의 정확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마의 경우 육성, 훈련, 조교사, 기수, 경주전개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실제로 뛰지 않으면 미리 그 순위를 알기 힘들다. 하지만 개별경주가 아니라 경주마 본연의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나머지 환경이 유사하다면 상당히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ㅡ 홀스맨으로서의 꿈은.
국산마를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케이닉스를 개량해 경주마생산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만들고 싶다. 그럼 경마에 대한 이미지도 개선되고 마주, 조교사, 생산자 등 경마관계자의 자부심도 높일 수 있다. 소득증대는 말할 것도 없다. 이를 위해 케이닉스를 보다 열심히 개량하고, 모든 생산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ㅡ앞으로의 과제는.
종축개량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아직 부족한 표본, 씨암말에 대한 정보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 케이닉스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놓고 그에 맞춰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최종 목표는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우리나라를 경주마 생산, 수출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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