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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 양강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의 주가가 다음 인수 후인 지난 2014년 8월 18만31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는 6일 8만5300원으로 장을 마쳐 2년 전보다 무려 10만원, 절반이상의 가치가 사라졌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반등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며 8만원도 무너졌다.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는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6.2%, 전년 동기대비 132.8% 늘어난 266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지난 3월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로엔을 빼고 계산한 카카오의 실적은 처참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약 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0%, 전년 동기대비 24%나 떨어졌다.
로엔 효과를 더해도 합병 당시와 큰 변화를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9322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34%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886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49.7% 줄었다. 외형은 2배로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8% 감소했다.
해외법인 실적도 좋지 않다. 카카오 해외법인인 카카오싱가포르와 베이징카카오, 카카오재팬은 지난해 모두 순손실을 봤다. 카카오싱가포르와 베이징카카오는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주력사업과 신사업 모두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 5월 '카카오드라이버'를 내놓은데 이어 7월 '카카오헤어샵'을 출시했고 조만간 '가사도우미 호출(카카오 홈클린)'과 '주차(카카오 파킹)' 등 신규 O2O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진입한 카카오택시도 수익모델은 구축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드라이버의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지난 8월 발표한 도이치방크의 보고서는 "카카오 경영진은 '카카오 드라이버'가 하루 3만8000여건의 콜을 받고 있다고 확인했는데 이는 8%의 시장점유율로 기대했던 30%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경영진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주장하지만 언제 어떻게 거기에 다다를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점이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같은 시기 JP모건 역시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 드라이버'의 실적이 컨센서스(시장의 평균적인 기대치)에 상당히 못 미치고 있다"며 "심지어 우리의 보수적인 기대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O2O사업 중 가장 큰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카오드라이버의 이 같은 실적에 카카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반면, 신규 사업 런칭을 위한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마케팅비용으로 600억원 가량을 썼는데, 올해 신규 O2O사업과 게임에 투자를 늘리면서 마케팅비용이 8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마케팅에 24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하반기에 560억원을 마케팅에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실적은 좋지 않은데 마케팅 비용은 늘어남에 따라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JP모건은 카카오의 목표주가(1년 후 예상 주가)를 8만원으로, 도이치방크는 6만1000원, 크레딧스위스는 7만3000원, 맥쿼리는 7만1000원, UBS는 11만5000원 등으로 잡았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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