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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기록적 폭염으로 하루 종일 에어컨을 '풀가동'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생기는 질병도 만만치 않다. 여름철에 흔한 '에어컨 질환'을 짚어봤다.
'냉방병형 관절염'
관절염 환자들은 대개 겨울철에 가장 힘들어한다. 찬 공기가 관절 내 압력을 높여 염증 부위 부종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에어컨의 찬바람 때문에 '냉방병형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에어컨 바람에 오래 노출되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관절 주위에 있는 근육이 경직되기 때문에 통증이 잘 생긴다"면서 "어쩔 수 없이 냉방된 곳에 오래 있었다면, 찜질로 통증 부위를 달래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종이 없는 퇴행성 관절염은 온찜질, 류마티스 관절염은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흔히 건조한 겨울을 지나 고온다습한 시즌이 되면 안구건조증이 좋아진다지만, 의외로 여름철에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주로 젊은층 사무직이 많고, 주범은 사무실 에어컨이다. 에어컨은 제습기능도 하기 때문에 실내가 건조해져서 안구건조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현수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되도록 맞바람을 쐬지 않도록 사무실 책상 방향을 조정하거나, 미니가습기를 틀어놓는 것이 좋다"면서,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단, 하루 4회 이상 인공눈물을 쓰는 경우에는 방부제가 없는 것을 권한다. 특히 렌즈를 착용한 사람들에게 맞바람은 금물이고, 눈이 너무 뻑뻑해 렌즈 끼기가 힘들어지면 수분을 덜 뺏기는 '함수율(수분이 들어 있는 비율) 낮은 소프트렌즈'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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