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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가동' 에어컨이 우리 몸을 공격한다?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6-07-26 15:41 | 최종수정 2016-07-27 00:27



연일 기록적 폭염으로 하루 종일 에어컨을 '풀가동'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생기는 질병도 만만치 않다. 여름철에 흔한 '에어컨 질환'을 짚어봤다.

'밀폐 공간' 냉방병

에어컨을 틀 땐 문을 꽁꽁 닫아 '밀폐건물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환기가 안돼 실내의 화학물질과 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여 발생하며 눈, 코, 목 등이 아프고 피로감과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수로에서 자라난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감기처럼 시작되지만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또한 심한 실내외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해 냉방병에 걸리면, 두통·콧물·설사·복통·피로·부종·오한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러한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는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수시로 환기하는 것이 좋다. 가디건 등을 준비해 찬바람을 직접 맞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장시간 찬바람에 노출돼 근육과 혈관에 위축이 오기 때문에,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무리 더워도, 점심 시간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덥다고 무조건 찬물을 마시는 것보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변아리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여름철에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지 말고 끼니를 잘 챙겨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는데, 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음료는 이뇨작용 때문에 수분을 빼앗길 수 있어서 삼가야 한다.

'냉방병형 관절염'

관절염 환자들은 대개 겨울철에 가장 힘들어한다. 찬 공기가 관절 내 압력을 높여 염증 부위 부종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에어컨의 찬바람 때문에 '냉방병형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에어컨 바람에 오래 노출되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관절 주위에 있는 근육이 경직되기 때문에 통증이 잘 생긴다"면서 "어쩔 수 없이 냉방된 곳에 오래 있었다면, 찜질로 통증 부위를 달래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종이 없는 퇴행성 관절염은 온찜질, 류마티스 관절염은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

흔히 건조한 겨울을 지나 고온다습한 시즌이 되면 안구건조증이 좋아진다지만, 의외로 여름철에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주로 젊은층 사무직이 많고, 주범은 사무실 에어컨이다. 에어컨은 제습기능도 하기 때문에 실내가 건조해져서 안구건조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현수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되도록 맞바람을 쐬지 않도록 사무실 책상 방향을 조정하거나, 미니가습기를 틀어놓는 것이 좋다"면서,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단, 하루 4회 이상 인공눈물을 쓰는 경우에는 방부제가 없는 것을 권한다. 특히 렌즈를 착용한 사람들에게 맞바람은 금물이고, 눈이 너무 뻑뻑해 렌즈 끼기가 힘들어지면 수분을 덜 뺏기는 '함수율(수분이 들어 있는 비율) 낮은 소프트렌즈'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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