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지진에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울산에서 역대 5위 수준인 진도 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건물들의 내진설계와 관련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 최창희 연구위원은 10일 '울산 지진과 국내 지진 리스크 관리 현황 진단'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전체 건축물 중 6.8%, 서울시 건축물 중 26%에만 내진설계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지진담보를 포함하는 정책성 보험인 풍수해보험은 2014년 기준으로 계약 건수가 1만2036건, 보험료는 115억6000만원 수준이다. 민간보험사가 화재보험에서 제공하는 지진담보특약의 경우 같은 해 계약 건수 2187건, 보험료 8400만원으로 가입률이 0.14%에 불과하다.
최 연구위원은 "지진 및 붕괴 리스크가 큰 건물에서 지진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지진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미국과 터키, 일본 등의 사례를 참조해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실정에 맞는 보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희 연구위원은 "민간보험사가 모집·손해사정·보험금 지급 등의 업무를 하고 정부는 국가 재보험을 제공하는 형태가 적절하다"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큰 피해가 예상되는 내진 설계 미적용 건물, 노후건물에 대한 의무보험가입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 1978년 2회, 1980년 1회, 2003년과 2004년 각 1회 그리고 2014년 1회 발생했다. 문제는 규모 3 이상의 지진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에는 1985년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연간 26회 발생해 가장 많이 지진이 발생한 해로 꼽혔다. 90년대에는 1996년 연간 39회 발행했다. 2001년에는 43회, 2002년에는 48회로 급증했고, 2009년에는 한 해 동안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무려 60회, 2013년에는 93회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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