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설립 40년이 넘은 '중장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약과 은행이 60대로 높았고 여신금융과 서비스, 통신, 에너지, 유통 업종은 20대로 젊었다.
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업력을 조사한 결과 평균 나이는 37.6세로 집계됐다.
다만 분할 및 합병으로 신설된 법인이나 공기업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나이가 가장 많은 기업은 105세의 우리은행으로 1911년 조선상업은행 시절 법인 등록 번호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법인 번호가 남아 있지 않은 조선상업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은행 나이는 117세가 된다.
메리츠화재는 94세로 2위였는데 1922년 조선화재해상보험으로 세워진 뒤 동양화재해상보험을 거쳐 2005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이어 유한양행(90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87세), CJ대한통운(86세), 두산(83세) 순으로 80대를 넘었다.
대림산업(77세), 기아차(72세), 고려제강(71세),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대원강업(각 70세) 등은 설립 70년 이상이었다.
한화(64세), LG상사(63세), 하이트진로(62세), 신세계(61세) 등은 환갑을 넘었다.
가장 많은 기업이 분포한 나이대는 20년 이상 40년 미만으로 현대모비스(39세), 삼성엔지니어링·이랜드리테일(각 38세), KT(35세), SK텔레콤(32세), 아시아나항공(28세) 등 139곳(36.8%)에 달했다.
이어 40년 이상 60년 미만이 127곳(33.6%)으로 두 번째였다. 여기에는 삼성전자(47세), 현대차(49세), 포스코(48세), 현대중공업(43세), 롯데쇼핑(46세), GS칼텍스(49세), 삼성생명(59세) 등 현재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이 대부분 포진했다.
60년 이상 80년 미만은 38곳(10.1%), 80년 이상 100년 미만 5곳(1.3%), 100년 이상은 1곳(0.3%)이었다.
500대 기업 중 설립 20년 이상 기업은 전체의 82%에 달했다. 또 40년 이상 된 기업도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고착화로 진입과 퇴출이 거의 없는 채 고령화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1년 이상 20년 미만 '청년기업'에는 LG유플러스(20세), 엔씨소프트(19세), 네이버·홈플러스·CJ CGV(각 17세), 현대백화점·지오영(각 14세) 등 68곳(18%)이 속했다. 500대 기업 중 가장 업력이 짧은 곳은 동두천드림파워(5세)였고 노무라금융투자·에이치원글로벌(7세), 한국스티롤루션(8세) 등도 10년 미만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약이 63.3세로 평균 나이가 가장 많았고 은행(61.3세), 보험(45.6세), 식음료·철강(각 44.4세), 건설·증권(각 41세) 순이었다. 생활용품도 38.1세로 500대 기업 평균 보다 높았다.
여신금융은 25.1세로 가장 적었고 서비스(25.6세), 통신(29세), 에너지(29.4세), 유통(29.6세) 등도 20대로 낮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