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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23일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이자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 가운데 수사가 자체 브랜드(PB)를 판매한 유통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신현우 전 대표(구속)에 이어 2005년 6월~2010년 5월까지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이 시기 살균제 판매고가 가장 높았다.
존 리 전 대표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에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광고를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PB 제품을 판매한 유통업체들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 팀장 조모씨와 전 법규기술관리팀장 이모씨, 롯데마트 상품2부문장 박모씨와 일상용품팀 개발담당 직원 허모씨도 소환해 조사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PB제품을 판매한 롯데마트와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용역을 맡은 미국계 컨설팅업체도 함께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업체 모두에게 제품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롯데마트는 2006년 11월 문제의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함유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라는 PB 상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 제품은 미국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과 공동기획하고 생활화학용품 제조업체인 용마산업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만든 것이다.
그동안 롯데마트는 제품 개발 관련 업무 일체를 데이먼에 일임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책임을 일부 인정하지만 법적으로 데이먼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논리다. 반면, 데이먼은 PHMG의 흡입 독성검사가 필요한지 실무적 법리 검토만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상 의무, 업무관행 등을 고려했을 때 데이먼쪽에 더 큰 법적 책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망자 16명 등 총 41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롯데마트도 형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데이먼의 미국 본사에 대한 수사는 일단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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