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할 수 있어 계획대로 인수·합병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미국 공시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규제 환경의 변화를 묻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합병 무산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 30일 국내 사업보고서에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기일은 4월 1일로 돼 있으나 합병을 위해 필요한 인허가 취득 등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 공시하는 사업보고서에는 모든 투자위험을 포함하게 돼 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도 매우 의례적으로 나열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SK텔레콤의 뉴욕 공시 내용을 두고 정부의 조건부 승인설 대신 사업자들의 인수·합병 자진 철회설이 고개를 드는 최근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