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허술한 유통 관리로 논란에 휩싸였다.
통신판매업은 상품 하자와 배송문제 등에 직접 책임을 져야하지만 통신판매중개업은 G마켓, 11번가, 옥션, 인터파크 등과 같은 기존 오픈마켓과 마찬가지로 판매자들이 쿠팡에 입점한 후 자체적으로 상품설명부터 판매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결국 인력 축소와 비용 절감이 가능해졌고, 법적인 책임도 피한 것이다.
욕설적힌 아동 티셔츠 이어 불법 제조 상품까지 버젓이 판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식약처에 적발된 업체는 S사인데, 쿠팡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험성적서와 인증서 등에 게재된 업체명은 H사와 P사로 서로 다르다. H사와 P사 역시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같은 혐의로 적발된 업체들이다. 또한 게시된 시험성적서와 인증서 등은 실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해상도가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대해 쿠팡측은 "식약처 통보를 받은 후 판매 중지를 할 때까지 시간차가 있었다"며 "구매를 한 소비자들에게는 환불을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쿠팡의 오픈마켓에 대한 허술한 관리는 또 있었다. 쿠팡의 오픈 마켓에서 선정적 문구가 적힌 아동 의류가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f**k boy'라고 적힌 아동 여름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는 쿠팡 사이트 화면이 캡처돼 올라왔다. 해당 사진을 보면 남자 어린이 모델이 욕설을 의미하는 영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상품의 판매가 시작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제 정신인가", "장사하기 싫은가 보네", "몰랐을 리가 없을 텐데" 등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리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와 관련 쿠팡측은 판매업체측이 직접 올린 상품이라고 해명하며 해당 페이지를 내렸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업체들이 올리는 제품의 수가 많아 벌어진 일"이라며 "사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쿠팡 회원은 "쿠팡이라는 이름을 믿고 사이트를 방문해 구매하는 거지 중소 판매업체를 보고 제품을 사는 건 아니지 않냐"며 "감독당국이 통신판매중개업자들의 책임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천억대 적자 쿠팡, 현 모델 유지땐 2년내 한계 봉착" 전망도
이런 가운데 KTB투자증권은 최근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쿠팡이 현 수익 모델을 유지한다면 길어도 2년 안에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작년 말 기준으로 14개의 물류센터를 보유 중이며 2017년까지 7개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라며 "물류센터 1개당 토지 비용과 건설비용으로 약 400억원이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약 3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인력 비용 역시 늘어날 여지가 다분하다"며 "김범수 대표는 올해 말까지 '쿠팡맨' 인력을 1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을 발표해 올해 인건비가 2500억원에서 30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쿠팡의 연간 인건비는 1822억원이고, 쿠팡맨 인력은 35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봉 4000만원을 대입하면 결국 연간 인건비 1822억원 중 1500억원이 쿠팡맨 연봉인 셈이다.
또한 이 연구원은 "작년 말 현금성 자산 6500억원과 아직 미국 본사에서 송금하지 않은 투자금 4000억원을 합하면 쿠팡은 약 1조원의 투자 여력이 있지만, 증가하는 인건비·물류비를 고려하면 수익모델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2017년이 지나기 전 현금고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쿠팡 운영사 포워드벤처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조1337억5000만원의 매출과 54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적자에 대해 쿠팡측은 "물류와 로켓배송(직접배송) 등을 위한 선제적 투자 비용이 적자의 약 89%를 차지한다"며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계획된 투자"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범석 대표는 "쿠팡은 사실 창업 2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바 있는데, 이에 만족하고 흑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면 중소 인터넷 쇼핑몰로 남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과 고객에 획기적 경험을 주기 위해 다시 도전했고, 앞으로 일정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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