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일부 직원들이 수 년간 폐기 대상인 시험용 타이어 수천개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행 직원들 가운데 타이어 반출 권한이 있는 연구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해이와 함께 업체의 허술한 관리도 비난을 받고 있다. 아울러 시중에 유통된 타이어를 구입해 사용할 경우 차량 안전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시험용타이어는 오로지 시험용으로만 사용하고 판매될 수 없고 곧바로 폐기해야 한다. 이처럼 위조 서류로 시험용 타이어가 4년간 무단으로 반출되는데도 알아채지 못했던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1월 자체 감사를 통해 불법 사실을 적발하고 뒤늦게 이들 직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은 타이어 반출이 전산이 아닌 수기로 작성된 지출증으로 운영되다 보니 벌어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로부터 타이어를 넘겨받은 택배업자는 위조한 지출증으로 매번 공장 정문을 아무 제지없이 통과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측은 사건이 불거지자 뒤늦게 타이어 반출, 시험, 폐기 과정 전부를 전산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측은 "시험용 타이어지만 안전상에 문제는 없다"면서 "무단 반출된 시험용 타이어는 시제품이 아니라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품 타이어어와 동일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시험용이라고 하면 시제품 등을 생각하면서 안전상 문제를 걱정하는데 무단반출된 제품은 정품제품 중 연구를 위해 보관해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모든 과정을 전산화하는 등 무단 반출이 없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파업 사태를 겪은 금호타이어는 매출이 3조395억원으로 전년보다 11.6%(3984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1500억원으로 58.1%(2084억원)나 급감해 업계 2위 자리를 넥센타이어에 내줬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