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상사그룹이 동국실업을 통해 인수했던 유럽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KDK오토모티브. 이 회사 공장 중 한 곳이 위치한 독일 레네슈타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2014년은 노사 모두 희생을 감수해야만하는 힘든 한 해였다.
2012년 1억5000만 유로(약 2000억원) 매출에 440만 유로(약 60억원) 적자를 내던 독일 자동차부품사 ICT(Innovative Components Technologies)를 갑을상사그룹의 동국실업이 인수, KDK오토모티브로 사명을 바꾸고 인수 첫해인 2013년에 36억원, 이듬해인 2014년에 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지난해 또한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성공의 요인으로 독일 정부의 실질적인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되었다. KDK오토모티브 레네슈타트 공장에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시행한 '쿠어쯔아르바이트(Kurzarbeit)'는 '단축근무(short time work)'라는 의미로 주 5일 근무중에 4일은 근무하고 나머지 1일은 대기 상태로 정부 실업수당에서 단축된 근로수당 80%를 보전해주는 정부 지원 제도다. 물론 해당부서직원의 의견수렴 및 동의가 필요하고 해당관청의 심사 후 결정되며 대기하는 1일은 해당관청에서 다른 곳에 지원요청 시 해당직원은 이행할 의무가 있다. 당시 생산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노조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인수 후 KDK오토모티브 운영 초기인 2013년 박효상 갑을상사그룹 부회장(당시 동국실업 대표이사)과 박당희 갑을오토텍 대표이사(당시 갑을오토텍 상무) 이하 20명의 임직원이 인수초기부터 이질적인 문화 및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고 그들만의 포용력과 친화력으로 12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과의 기업문화통합(Post-Merger Integration)에 성공하며 노사 모두 회사를 살려야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노조도 회사의 상황을 이해하고 생존을 위해 인건비 절감에 적극 동참했다. 경영진이 어렵게 수주한 부품의 단가를 맞추기 위해 노조가 스스로 제조 공정에서 비용을 줄일 방법이 없는지 해결책을 찾을 정도였다.
게다가 독일 베헤스트바흐에 위치한 이 회사의 다른 공장에서도 수주 공백을 넘기기 위해 88명의 인원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등 노사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2016년 KDK오토모티브의 독일 공장 2곳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 실적과 약 30억원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박효상 갑을상사그룹 부회장은 "앞으로 KDK오토모티브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사간의 다양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독일의 유연한 노사문화를 접목시켜 유럽 진출을 꿈꾸는 국내 자동차 부품 회사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국내외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자동차부품사 ICT를 인수해 KDK오토모티브로 사명을 바꾸고 정상화를 성공시킨 갑을상사그룹의 동국실업은 글로벌 공조전문기업 갑을오토텍과 더불어 갑을상사그룹의 핵심 회사로 1955년 창업이래 미래 성장동력과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1996년 자동차부품업종으로 사업을 다변화하여 자동차 내외장재 및 공조관련부품, 램프관련부품 등 주요 제품을 국내외 자동차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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