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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DNA' 황창규-권영수, 통신 반란 일어날까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5-12-09 17:07


국내 통신시장, 1강-1중-1약의 판세다. 1강은 SK텔레콤이다. 그 뒤를 KT와 LG유플러스가 쫓고 있다.

그 순위가 바뀔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SK텔레콤의 독주체제가 굳건하다. 최근에는 CJ헬로비전을 인수, 덩치를 더 키웠다.

그렇다고 만년 2,3위에 머물자고 할 기업은 없다. KT와 LG유플러스도 당연히 그렇다.

KT는 '백전노장' 황창규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제 2년차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수장이 바뀌었다. 권영수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두 최고경영자(CEO)에는 공통 DNA가 있다. '1등 DNA'다.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왔다.

과연 '1등 DNA'의 반란이 일어날까. 확실한 건 있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란 사실이다.

황의 법칙 vs 열정 카리스마


'황의 법칙'이 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은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황창규 회장의 법칙이다.

2002년이었다.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nternational Solid Sate Circuits Conference;ISSCC), 당시 황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메모리 신성장론'을 발표했다. 내용은 위에 언급한 대로다. 단지 이론이 아니다. 1999년 256M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다. 2000년 512M, 2001년 1Gb 제품을 만들었다. 2002년 2Gb, 2003년 4Gb, 2004년 8Gb, 2005년 16Gb…. 1년마다 2배씩, 삼성전자는 세계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 '황의 업적'이다.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16MID 소자 개발팀장을 맡았다.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에 올랐다. 1994년에는 세계 최초로 256MID를 개발했다. 2004년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2008년부터는 기술총괄 사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화려한 이력, 말그대로 '삼성 반도체 신화의 산증인'이다.

직원들에게 1등 DNA를 강조한다. 삼성전자에서 밴 스타일이다. 동시에 내부소통을 중시하는 CEO다.

권 부회장은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룹 내에서는 '고속승진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얼마나 빨리 승진했는지를 한번 보자. LG전자 입사 10년만인 32세에 부장에 올랐다. 45세때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모두 '최연소' 기록이다. 49세에 LG필립스LCD 사장에 취임했다. 그만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다. 강한 리더십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열정 카리스마' 스타일이다.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웠다. 애플과의 공급계약도 따냈다. 당시 회사는 4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그러면서 LCD패널 세계 1위의 명성을 쌓았다. 2012년에는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을 맡았다. LG화학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로 이끌었다. 황 회장 못지않은 업적들이다.

1등 DNA의 반란은 가능할까.

KT의 출발점은 한국전기통신공사다. 1982년에 발족했다. 이후 한국전기통신공사는 한국 통신의 역사를 이끌었다.

2001년 12월, 한국통신에서 KT로 간판을 바꾸어달았다. 2002년 3월 (주)케이티로 상호를 변경했다. 5월에는 완전 민영화가 진행됐다. 2009년에 자회사인 KTF와 정식 합병, 통합법인 KT가 출범했다.

황 회장이 KT를 맡은 건 2014년이다. 취임 만 2년을 앞둔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나름대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황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정비를 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에 계열사를 56개에서 38개로 줄였다. 그 결과 수익성 개선의 효과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KT의 빅데이터와 통신 네트워크 기반을 활용, 핀테크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취임 이후 '탈 통신'을 외쳐왔던 황 회장의 승부수다. 이와 함께 직속 플랫폼사업 조직을 신설, 신성장 동력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플랫폼사업기획실에 마케팅 사업부문의 '플랫폼 서비스 사업'과 '기가 사물인터넷(IoT) 사업', 미래융합추진실의 '빅데이터센터'와 '기가 IoT 추진 태스크포스(TF)', 융합기술원의 '소프트웨어개발센터'를 합쳐놓았다. 회사측은 "KT가 플랫폼사업자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사업기획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은 LG텔레콤이다. 2010년 LG데이콤, LG파워콤을 흡수 합병, LG유플러스가 탄생했다.

권 부회장은 통신분야 '초짜'다. 황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가 LG유플러스를 맡게 되자 곧바로 이런 해석이 나왔다. "그룹에서 그만큼 통신분야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권 부회장은 첫 출근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온 LG유플러스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서 세계 일등을 향한 힘찬 도전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던 경험이 LG유플러스에 조그마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대리급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세계 1위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에 1등 유전자를 전파하겠다"고 했다. 1등을 향한 의지 표명이다.

권 부회장은 IoT,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구조 개편에 힘을 쓸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어느 방향이든 LG유플러스는 그룹내의 한 주축 사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 키를 권 부회장이 쥐고 있다.

두 CEO의 몸속에서는 '1등 DNA'가 꿈틀대고 있다. 과연 어떤 지갗동이 일어날까.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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