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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도박설·아이디어 도용 의혹에 카카오 '흔들'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21 09:17


'내우외환(內憂外患).'

카카오의 분위기가 딱 이렇다. 내부적으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도박설에 의한 '오너 리스크', 외부적으로는 카카오택시 사업과 관련한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받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두 가지 모두 신성장동력을 위해 추진 중인 새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가 이번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향후 성장에서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오너인 김범수 의장 해외 도박설로 인터넷은행 적격성 논란

카카오의 최근 상황은 출범 1년을 맞아 최악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9월 6.67% 하락한데 이어 이달(16일 기준)에도 8.58%가 낮아지며 하락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 하락의 이유는 실적 부진과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LIG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2168억원, 영업이익은 58.4% 줄어든 128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범수 의장의 해외원정 도박설은 카카오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 의장의 해외 도박 의혹에 대한 사실을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NHN 미국대표 법인으로 있던 2007년 무렵 미국 라스베이거스 고급호텔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상습도박죄 공소시효는 5년으로 현재 상태라면 공소시효가 지난 상태다.

사실여부를 떠나 김 의장의 도박설은 카카오의 신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카카오가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사업에서 벌써부터 잡음이 들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인터넷 신설 작업에 착수,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1위의 금융사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뱅크 공동모델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업계도 카카오 컨소시엄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지난 국정감사 이후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재경 의원(새누리당)은 국감에서 "김범수 의장의 해외도박 의혹을 엄격히 조사해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 부문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적격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의 대주주 적격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평가 총점 1000점 가운데 사업계획부문에 가장 많은 700점을 배점했다. 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 항목엔 10%인 100점을 배점하고 개별 주주가 은행 건전성 등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심사할 계획이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뿐 아니라 KT,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10%로 배정된 주주 적격성이 사업자 선정 관련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아이디어 도용 의혹 법정 소송으로 비화?

카카오택시의 아이디어 도용 의혹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법조계에 따르면 벤처기업 대표 이모씨는 카카오택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가 자신의 벤처기업에서 선보인 '스마트에코택시' 아이템을 도용해 카카오택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게 골자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전시회에서 스마트에코택시 아이템을 소개한 이후 카카오 측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지만 일방적으로 연락이 끊겼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것은 맞지만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택시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로 지난 3월 출시 이후 현재 콜택시 시장의 약 70%(콜택시 기사수 기준 추정)를 점유하고,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카카오택시의 고급 버전인 '카카오택시블랙' 서비스를 20일 소개, 이르면 이달말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택시블랙은 배기량 2800㏄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 차량 외부의 택시 표시 등을 설치하지 않고 운영하는 고급 택시 서비스다. 벤츠 E클래스 등의 고급 승용차에 기사들이 문을 열어주고 짐을 실어주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한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우버 택시 블랙과 같은 서비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정소송에 휘말리게 될 경우 카카오에겐 상당한 부담이 된다. 특히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경우 그동안 쌓아온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손상이 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신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김 의장 도박설과 아이디어 도용 의혹 등의 문제로 인해 추진 중인 고스톱 포커 등의 모바일 보드게임 사업 등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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