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폭스바겐 '까도 까도' 나오는 의혹…해법이 안보인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9:17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점입가경이다. 시간이 갈수록 해결 기미보다 오히려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가 터지기전 이미 폭스바겐 안팎에서 수차례 배출가스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폭스바겐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폭스바겐그룹 계열 브랜드인 아우디 차량 210만대에도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확인돼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여러 나라의 소비자들이 이미 대규모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어서 폭스바겐그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내·외부 경고 묵살 정황 포착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 장치'에 관해 최소 두 차례의 내·외부 지적을 무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4년전 폭스바겐이 이를 경고한 내부 기술자의 보고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기술자는 지난 2011년 상급자에게 배출가스 조작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법에 저촉된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내용은 어느 선까지 보고됐고, 그에 따른 조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 25일(현지시각) 열린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첫 내부 보고서가 참석했던 이사들에게 전달됐다.

이보다 앞서 2007년엔 자동차부품업체 보쉬가 폭스바겐에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면서 이를 활용한 배출가스 조작은 불법이라고 지적한 사실도 드러났다. 독일의 한 일간지는 문제의 배출가스 조작기술이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보쉬가 2007년 폭스바겐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배출가스 조작에 불법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사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보쉬는 해당 소프트웨어의 경우 검사용이지, 실제 주행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당시 지적했다.


이처럼 폭스바겐의 고의성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 검찰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마틴 빈터콘 전 폭스바겐 회장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최고경영자(CEO)로 8년간 폭스바겐을 이끌어 왔던 빈터콘 전 회장은 사임을 알리는 자리에서 "어떠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면서 배출가스 조작과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 아는 바 없고, 가담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빈터콘 전 회장은 법적 책임 뿐만 아니라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우디 차량으로 확산, 국내 판매 모델은?

같은 계열인 아우디 210만대 차량에서도 폭스바겐과 같은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우디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전세계 210만대의 아우디 차량에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당 세부 모델은 유로5 엔진의 A1, A3, A4, A5, A6, TT, Q3, Q5 등이다. 대부분 서유럽(142만대)에서 팔렸으며, 독일(57만7000대), 미국(1만3000대)에서도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우디 관계자는 "유로6 엔진이 탑재된 신형 모델은 문제의 소프트웨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차종들은 국내에서도 판매된 차량들이어서 '배출가스 조작'이 유럽과 미국 외 판매 지역에서 추가 확인될 경우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세계적으로 1100만대가 문제의 소프트웨어로 배출가스 검사를 눈속임 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속임수를 썼는지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면서 "문제가 된 차종의 배출가스가 어느 정도인지 국내에서도 조만간 검사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광고 사실상 중단…마케팅 전략도 수정

이번 배기가스 조작 논란 여파로 폭스바겐이 국내 광고를 사실상 전면 중단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온라인 광고에 이어 조만간 TV광고도 중단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본사의 지시로 인한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광고를 내보내는 건 무의미하다. 또한 광고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시행해 오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수정한다. 개별소비세 인하후 차종별로 최대 118만원을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를 펼쳤지만, 10월부터는 이 프로모션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폭스바겐코리아는 고성능 모델인 '골프R'을 국내에 출시했지만, 이번 사태로 마케팅 프로모션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추석 연휴 전후 폭스바겐 전시장에는 이번 사태와 관한 문의 전화와 함께 계약 취소를 묻는 전화가 연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입차 딜러는 "최근 고객들의 디젤차에 관한 문의가 늘었다"며 "일부 고객은 디젤차에서 휘발유차로 구매를 바꿀까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