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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쇼핑, 개국 2개월만에 채널명 변경 등 내우외환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9-22 11:37


지난 7월 14일 '공영홈쇼핑'이란 거창한 타이틀과 함께 개국한 아임쇼핑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아임쇼핑은 공익성 강화에 목적을 두고 중소기업청, 농협 등이 투자해 설립한 TV홈쇼핑이다. 그런데 개국 2개월 만에 채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제 TV홈쇼핑으로서 첫 발을 뗀지 얼마 안됐는데, 사명을 변경하는 이유가 바로 대주주인 중소기업청과 농협 간의 다툼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 TV홈쇼핑 사업자들이 시장을 공고하게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심해서 전력투구를 해도 모자랄 판에 2개월 만에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바깥에서는 아임쇼핑 사업성에 의구심을 품고 벌써부터 자본잠식 논란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농협, 채널명 갖고 갈등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은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방송채널 사용사업 승인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 이후 투자자들은 법인 설립과 자본금 800억원 납입을 완료하고 채널명을 '아임쇼핑'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4일 첫 방송을 시작하며 화려하게 개국을 알렸다. 그런데 아임쇼핑이 최근 채널명 변경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용역업체를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임쇼핑은 10월 말까지 용역을 맡긴 후 새로운 채널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아임쇼핑이란 이름을 달고 개국한지 불과 2개월만인데, 실제로는 개국 후 한 달도 안 돼 아임쇼핑 내부에선 채널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인 농협 측에서 아임쇼핑이란 채널명에 이의를 계속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청 산하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 농협경제지주가 45%,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5%를 출자해 만든 회사다. 결국 중소기업청이 50%, 농협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개국 당시에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아임쇼핑으로 채널명을 확정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 측의 채널명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급하게 개국했다. 결국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원하는 채널명이 됐지만, 개국 이후에도 계속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불만들이 있었던 셈이다.


사실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청 산하 중기유통센터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 14개 중소기업 제품 유통매장의 브랜드다. 중기유통센터는 공영홈쇼핑 출범 당시 아임쇼핑을 채널명으로 사용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기존의 중소기업유통센터의 매장과 연관성이 없고, 홈쇼핑에서 50%를 판매하기로 한 농·축·수산물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개국 일정이 촉박해 어쩔 수 없이 아임쇼핑으로 일단 개국했다.

이에 대해 아임쇼핑 측은 "현재 채널명 변경과 관련해 용역업체에 맡긴 상태다. 향후 새로운 이름이 될 수도 있고, 기존 채널명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10월 말 경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다만, 대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의 주장이 여전히 팽팽해 이름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혹시라도 이름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봉합이 되더라도, 향후 TV홈쇼핑 운영 과정에서 또 어떻게 부딪힐지 모를 일이다. 대주주 간의 대립은 잠재적 불안요소로 아임쇼핑의 안착에 큰 걸림돌이 될 듯하다.

어찌됐든 아임쇼핑은 채널명 변경으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TV홈쇼핑을 개국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임쇼핑,팔면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

아임쇼핑은 채널명 변경과 내부 싸움뿐만 아니라 당장 사업성에 대한 외부의 의구심이 높다는 것도 상당한 논란거리다. 특히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기존의 대형 TV홈쇼핑 채널들과의 경쟁도 버거운 가운데 T-커머스 사업자인 K쇼핑(KTH), W쇼핑(미디어윌), 드림앤쇼핑(신세계), B쇼핑(SK브로드밴드), 쇼핑&T(아이디지털홈쇼핑) 등과도 경쟁을 펼쳐야하기 때문이다. 신규 홈쇼핑 채널로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아임쇼핑의 홈쇼핑 시장 개척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심지어 개국 2개월 만에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4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중기유통센터 공영홈쇼핑 운영현황'을 검토한 결과 "수수료가 영업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자본잠식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아임쇼핑의 자본금 800억원은 중기유통센터 400억원, 농협과 수협이 각각 360억원, 40억원씩 출연한 것이다. 아임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3%로, 민간홈쇼핑 평균 수수료율 35%에 비해 상당히 낮은 셈이다. 공영홈쇼핑에 맞게 수수료를 상당히 낮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낮은 판매 수수료 때문에 영업매출이 늘수록 자본잠식이 빨리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임쇼핑의 올해 예상매출은 280억원이고, 2016년 1350억원, 2017년 2230억원, 2018년 2730억원, 2019년 3260억원이다. 현재의 판매수수료 지급 구조를 적용하면 연평균 100억원씩 자본잠식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특히 판매수수료율을 개국 3년 이후엔 23%에서 20%로 낮추도록 규정돼 있어, 사업을 할수록 자본잠식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임쇼핑이 손익분기점(BEP)을 2017년까지 맞추겠다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인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이 민간홈쇼핑의 불공정거래 해소역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수료율 등 자본운영엔 문제점이 보인다"며 "과거 공영홈쇼핑을 내세워 결국 민영홈쇼핑 전환되는 문제가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아임쇼핑이 특별한 상품을 선보이지 못해, 자기 색깔을 내고 있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임쇼핑 개국 후 첫 주(7월 14~21일)에 방송한 제품의 41.7%가 기존 홈쇼핑에서 판매하던 제품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아임쇼핑이 판매한 제품 총 151개 중 63개(41.7%)가 기존 홈쇼핑에서 판매된 실적이 있었던 제품들이었다.

이를 대해, 전정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기존 홈쇼핑사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판로를 찾지 못하는 중소기업 제품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아임쇼핑이 기존 홈쇼핑에서 잘 나가는 제품을 재탕 방송한 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임쇼핑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에 따라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익 관련 문제는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며 "공영홈쇼핑이라 실제로 수익이 발생해도 수수료를 낮추거나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주주배당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임쇼핑이 홈쇼핑 경쟁구조에서 매출과 수익이란 실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개국 전부터 대주주 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과 이름싸움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며 "기존 홈쇼핑 따라가기 구성으로 중소기업 지원이란 명분마저도 잃어버리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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