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새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에 금융업에서 75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금융권 주요 6대 업종의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금융사 68곳의 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말 현재 18만4228명으로 2년 전보다 7503명(3.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68개 금융사 중 43곳(63.2%)이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이 지난 1년간 직원 수를 8261명 늘린 것을 감안하면, 금융권에서 거의 이에 맞먹는 수준의 인력이 줄어든 셈이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증권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직원수가 3만1386명으로 2년 전에 비해 무려 3887명 줄어들었다. 10명 중 한 명꼴인 전체 직원의 11%가 짐을 싼 셈이다.
생명보험 업종 역시 1만5371명에서 1만3144명으로 2227명(14.5%)이나 감소했다. 절대 인원은 증권업종이 가장 많았고 감원 비율로는 생보업종이 최대폭을 기록했다.
은행권도 10만2083명에서 10만293명으로 1790명(1.8%) 줄었다. 손해보험업계와 지주사는 각각 250명(-1.0%), 31명(-3.7%) 감소해 그나마 감원 바람을 살짝 비켜나갔다.
6대 금융업종 중에선 카드 직원만 유일하게 682명(5.5%) 늘었다.
특히 구조조정 칼날은 남자직원보다 여직원에 집중됐다. 증권업종 남직원은 2년 새 8.9%(1893명) 감소한 반면 여직원은 14.3%(1994명)나 줄어들었다. 생보업 역시 남직원은 10.8%(822명) 감소했고 여직원은 18.1%(1405명)나 쪼그라들었다.
이에반해 은행권의 남직원은 1850명이 감소했고 여직원은 60명이 늘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채용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서 인원이 증가한 것에 따른 것이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68개 사 중 절반이 넘는 43곳(63.2%)의 직원이 줄었다. 삼성생명이 가장 많은 1318명을 줄였다. 올 상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삼성생명서비스,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로 700여명을 내보냈고, 계약회사로 이동시킨 인원도 300여명에 달했다.
여기에 삼성 계열인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의 감축 인원을 포함하면 삼성 금융계열에서만 3141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이는 68개사 감소 인원 7503명의 절반에 맞먹는 규모다.
국민은행도 2년 새 1011명을 줄였다. 뒤이어 삼성증권(977명), 유안타증권(886명), 한화생명(846명), 한국외환은행(843명), 삼성카드(747명), 한국씨티은행(650명), 한화투자증권(647명), 대신증권(556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92명), 메리츠화재해상보험(344명), 동부화재해상보험(340명), HMC투자증권(297명), 롯데손해보험(290명), 현대증권(280명), 하나은행(225명), 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200명), 하나대투증권(150명) 유진투자증권(140명), 하이투자증권(129명), SK증권(127명), 신한카드(121명)에서도 100명 이상의 직원이 줄어들었다.
반면 직원 수를 늘린 곳은 25곳이었다. 현대카드가 1000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 파견직 근로자 전원을 직원으로 채용한 결과로 보인다.
기업은행 직원도 753명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3년 간 매년 150여 명 정도가 퇴직하고 있지만 2013년에 5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고용을 늘렸다. 이어 메리츠종합금융증권(474명), 하나카드(376명), 우리은행(370명)도 300명 이상씩 늘렸다.
이밖에 경남은행(237명), 한화손해보험(236명), KB손해보험(231명), 부산은행(214명), 흥국화재해상보험(169명), 현대해상화재보험(167명), 신한금융투자(104명)가 100명 이상씩 늘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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