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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의 난' 터져…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선 신격호 총괄회장 전격 해임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5-07-28 15:01 | 최종수정 2015-07-28 17:05


그동안 한·일 양국 기업의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소소한 다툼이 있었던 롯데그룹에서 결국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것. 신 총괄회장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게 일본 롯데 경영권을 되돌려주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일본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된데 이어 올해 1월 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또 지난 15일에는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일단 모양새는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의 경영권을 장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롯데 관련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뚜렷한 '의중'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데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보유 지분도 비슷하기 때문에, 상황은 언제든지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新聞)은 28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남게 됐다. 이번 사태는 신 총괄회장이 전날인 27일 친족 5명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시작됐다. 그의 일본행은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을 비롯해 한국 롯데그룹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94세의 고령으로 거동과 말이 불편한 상태인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간 5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이날 해임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는 신동빈·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 이를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밀어내기 위한 '반란'을 시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으로 이사들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고 일본 롯데홀딩스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은 해임한 쓰쿠다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상황 판단이 흐릿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신동빈 회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신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은 신 총괄회장의 지난 27일 이사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신 회장 등은 28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은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를 모두 장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식 지분을 바탕으로 한 경영권을 따져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이가 크지 않고, 롯데 관련 지분을 일부 보유한 신영자 이사장 등 친족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높아 신 전 부회장의 한·일 롯데 경영권 승계를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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