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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먹는 상조업체들 늘어…공정위 주의보 발령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5-25 15:59 | 최종수정 2015-06-17 18:14


최근 상조업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상조업체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하며 각종 피해사례와 유의사항 등을 발표했다. 특히 상조업체가 다른 상조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각종 피해사례가 발생했다. 상조업체가 부실 상조업체의 회원을 계약이전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계약이전 당시 소비자가 기존에 납부한 선수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선수금을 인도하는 회사가 책임지고, 인수업체는 향후 자신이 받을 선수금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내용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돈 떼먹는 상조업체들 꼼수에 피해자 늘어

상조업체 피해자인 A씨는 한 상조업체에 60차례에 걸쳐 총 300만원을 납입하기로 계약을 하고 회원 가입을 했다. A씨는 상조업체를 믿고 매달 꼬박꼬박 31차례 회비를 냈다. 그러나 이 상조업체는 갑자기 문을 닫았고, 이 업체의 회원 계약은 다른 상조업체로 넘어갔다. 당연히 계약이 인수된 거로 생각한 A씨는 남은 29차례 회비를 내고 60회를 완납했다.

모든 회비를 완납한 A씨는 계약을 해지하고 환급금을 타려고 했다가 상조업체로부터 황당한 얘기만 들어야 했다. 상조업체가 인수한 회사에 납부한 31회 회비에 대해선 돌려줄 수 없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이 상조업체는 자신의 회사에 납부한 29회 회비에 대해서만 돌려줄 수 있다며 사실상 해약환급금을 거부한 셈이다.

A씨의 피해사례가 최근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조업체 관련 소비자 피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업체 관련 상담은 2012년 7145건에서 지난해 1만783건으로 140%나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4632건이 접수됐다.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는 건 상조업체들이 법적인 허점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조업체 간 합병을 하거나 사업을 전부 양도하는 경우엔 인수업체가 기존 선수금과 해약환급금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계약이전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다. 당연히 상조업체들이 회사는 인수하면서 회원들을 계약이전 형태로 인수해, 자신들의 편의대로 계약 이전한 회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상조업체가 회원이 낸 선수금을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상조업체가 은행·공제조합에 신고를 하면 상조업체가 폐업·등록취소 시 선수금의 50%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피해보상금이 있는데, 회사가 신고를 안 하면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추가 부담금 없이 장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놓고서는 실제 장례행사에서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소비자 동의 없이 자동이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가는 사례도 있었다.


상조업체 피해 예방하려면…

상조업체 피해사례는 대부분 상조업체가 폐업, 등록취소 등의 부실한 경영을 하다 다른 상조업체에 인수되면서 발생한다.

올해 들어, 폐업하거나 등록 취소된 상조회사만도 벌써 8곳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상조회사 2곳이 폐업, 6곳이 등록취소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취소된 상조업체는 하나두레, 유니온웨딩, AS상조, 이좋은상조, 연합상조, 동아상조 등 6개사로 현재 소비자 피해보상 진행 중이다. 폐업을 신고한 곳은 푸른라이프와 아남상조 등 2곳이다.

이 뿐만 아니다. 폐업·등록취소를 제외하고 지난 4월까지 등록사항이 변경된 상조업체는 무려 29개다. 상호변경을 한 곳은 11개사, 대표자 변경은 이편한통합라이프 등 15건, 주소·전화번호 등 이전은 세아상조 등 25건이다. 이에 공정위는 "상호 등 등록 변경이 잦은 상조업체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상조업체 피해를 예방하려면 소비자의 꼼꼼한 사전 대응이 중요하다. 만약 소비자가 계약한 상조계약이 다른 상조업체로 이전될 경우, 이전 받은 상조업체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고 향후 분쟁을 대비해 상조업체가 안내하는 내용을 녹취하는 게 좋다. 또한 상조업체에서 구두로 설명하는 내용이 실제 문서의 내용과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계약을 맺기에 앞서 관련 내용을 '문서'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가입한 상조업체가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선수금 신고를 제대로 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계약체결 전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한 사업자인지, 할부거래법이 적용되는 계약인지 등을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공정위는 공제조합들이 오는 7월부터 6개월 단위로 선수금 문자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한 공정위는 상조업체의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상반기 내에 상조공제조합 소속 상조회사의 신용평가를 회계법인이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상조공제조합이 소속 상조회사의 신용을 평가하고 신용등급에 따라 담보금을 차등적용하고 있다. 상조 가입자의 피해보상 기간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공정위는 "업체가 환급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절하는 경우에는 꼭 공정위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며 "소비자 상담센터(1372), 공정위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소비자 피해 사례와 유의사항을 널리 알리고, 정기적인 직권조사 및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피해를 유발하는 상조업체에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및 고발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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