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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부동산] 해외직구·온라인 쇼핑시대, 골목상가 생존방법은?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5-06-02 09:15


"장사하는 게 만만치 않더군요. 새로 창업하려는 분들은 신중히 결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주부 김모씨(52·서울 강서구 방화동)는 지난해 창업의 악몽이 떠오를 때마다 아직도 착잡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초 남편이 직장에서 명예퇴직하자 생계 차원에서 같은 해 9월에 집 부근의 대로변 상가를 얻어 옷 가게를 열었다. 권리금 5000만원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만원의 조건이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2000여만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젊은 시절부터 의류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성격도 활달해 나름대로 장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기대는 한 달이 채 못 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손님들이 거의 없어 시쳇말로 '파리 날리기' 일쑤였다. 관리비는 고사하고 월세 내기도 힘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김씨는 곧바로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았고 5개월 만에 장사를 그만뒀다. 권리금과 보증금은 그대로 회수했으나 인테리어 비용 2000여만원은 고스란히 날리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김씨의 경우 업종선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요즘 골목 상권에서 옷 가게는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해외직구와 온라인 쇼핑이 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목상권에서 의류가게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태다.

옷 가게 20여 점포가 밀집돼 있는 서울 양천구의 한 스트리트형 상가도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대표 A씨는 "20여 의류 점포 중 3분의 1이 매물로 나와 있다. 장사가 잘 안 돼 권리금이 사라진 점포도 있다. 옷가게가 빠진 자리에는 음식점이 들어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유명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들은 그런 대로 현상유지를 하고 있으나 이름 없는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들이 더욱 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천 중동신도시에서 가전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49). 20여년 동안 국내외 가전제품을 판매해 온 이씨는 요즘 폐업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매달 10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 이씨는 "온라인 쇼핑몰과 가격경쟁에서 밀리니 생존이 어렵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전제품을 비롯한 전자제품 가게도 골목상권에서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 용산의 전자상가도 이런 영향으로 인해 요즘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 전자상가내 부동산업소의 대표 B씨는 "영업규모가 큰 매장들은 이미 거의 철수한 상태"라면서 "지금 장사를 하고 계신 분들도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 '유통황제'등극

모바일 쇼핑의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온라인 쇼핑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쇼핑행태 중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올 1분기에는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추월, 유통채널별 매출액에서 사상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다.

통계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2조3650억원으로 집계됐다. 12조226억원에 머문 대형마트를 제친 것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10여년 간 매출 1위를 지켜 온 대형마트를 따돌리고 '유통황제'로 등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중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모바일 쇼핑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조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2%나 급증했다. 온라인 쇼핑몰 전체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의 비중도 40.9%로 뛰어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온라인몰 판매액은 45조2440억원을 기록, 47조4968억원의 대형마트에 이어 연간 기준으로 유통채널별 매출액에서 2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해외직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은 2012년 17.2%, 2013년 13%, 2014년 17.5%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는데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취급 품목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쇼핑에선 어떤 물건이 주로 팔릴까?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에서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포토인화서비스이다. 이어 티셔츠, 양말, 화장품, 핫팩·손난로, 벽지, 마스크팩, 클리어파일·속지, 커피믹스, 롤 화장지 순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1위가 노트북이고 DSLR 카메라, 커피믹스, 풀HD TV, 런닝화, 화장품, 쌀, 롱티셔츠, 순금제품, 팬티 기저귀가 뒤를 이었다.

국내시장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진 해외직구의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로 수입된 물품은 1553만건(15억4000만달러)으로 2013년 1115만건(10억4000만달러)에 비해 39% 증가했다. 지난 2010년 357만9000건이었던 해외직구는 2011년 560만2000건, 2012년 794만4000건 등으로 해마다 40~5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직접 구입하는 물건은 어떤 것일까?

국내 최대 해외배송 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로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폴로 패딩점포였다.

이어 나인웨스트 부츠(신발), 얼쓰마다 대용량 보디워시(유아용품), WMF 압력밥솥, 씨즈캔디 토피에츠(식품), 고비다 코코아, LED TV, 마크바이마크 제이콥스 시계, 레베카 밍크코트 맥클러치(가방) 순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해외직구를 통해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품목들을 살펴보면 골목상권에서 가전제품 매장과 의류매장이 고전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 업종 선택 시 이같은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 쇼핑트렌드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골목상권의 생존방법은?

국내 자영업자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565만여명에 달한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약 35%로 OECD(경제개발협력기수) 평균 대비 3배에 달한다.

자영업자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국내 자영업의 5년 후 생존율은 29%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해외직구와 온라인쇼핑몰 활성화로 특히 골목상권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더욱 힘겨운 시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업 컨설팅 회사인 한국창업경영연구소의 이상헌 소장은 "골목상가들이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적절히 세우지 못하면 온라인쇼핑몰과 해외직구 등의 활성화로 생존 자체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이상헌 소장이 제안하는 골목상가 생존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설 현대화를 통한 고객서비스 증대이다. 매장시설이 깨끗해야 하고 밝고 청결한 분위기가 필요하며, 매장 내 정리정도 상태도 잘 되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가 한 번이라도 더 찾고 싶은 매장이 될 수 있다.

가령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다가 프랜차이즈형 편의점으로 바꿔 성공한 케이스가 좋은 예다.

두 번째로 가격 경쟁력의 확보다.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이 필수인 시대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마련이다. 유통채널을 잘 파악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물품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해외직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해외 인터넷 쇼핑몰의 서핑을 통해 값싸고 질 좋은 물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 상인끼리 모여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의 공동 개설도 고려해봄 직하다. 전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쇼핑을 하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가게 주인 스스로의 역량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품의 진열방법이나 조명연출기법, 판매기법, 고객관리 등에서 기존의 주먹구구식 방법을 버리고 전문가적인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

특히 가제 주인과 종업원이 친절해야 고객은 그 가게를 다시 찾고 싶어진다. 고객에게 늘 웃으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방법을 생활화하는 것이 골목가게 성공의 필수조건 중 하나다.

이상헌 소장은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선 전통상권 및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예산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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