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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NS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초긴장'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16:50


TV홈쇼핑 3사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이 초긴장의 한주를 보내고 있다. 이들 3사의 생사여탈권인 재승인 심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7일부터 롯데·현대·NS홈쇼핑의 재승인 서류 심사를 시작으로 29일 대표이사 등 경영진 청문회 등 재승인 심사를 진행했다. 미래부는 경기도 모 연수원에 '홈쇼핑 재승인 심사위원회'를 열고 합숙심사를 벌일 정도로 보안유지와 함께 면도날 같은 깐깐한 심사를 하고 있다.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TV홈쇼핑 재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만큼 홈쇼핑업체들에겐 어떤 때보다 가장 중요한 시기다. 심사가 끝나면, 5월 중순 정도엔 TV홈쇼핑 재승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현대·NS홈쇼핑 재승인 기간 단축 가능성 높아

정부는 이번 TV홈쇼핑 재승인을 예전처럼 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줄기차게 예고했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경제를 외치던 중, TV홈쇼핑 업체들이 협력사와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관행적으로 벌인 소위 '갑(甲)질'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홈쇼핑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이번 재승인 심사부터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소위 '과락제'가 도입돼, 심사가 강화됐다.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항목과 '조직 및 인력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두 가지 항목에서 각각 50% 이상 점수를 받지 못하면 총점에 상관없이 탈락하게 된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까다롭게 재승인 심사를 진행해, 어떤 형태로든 홈쇼핑 업체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에서 홈쇼핑업체들에게 가할 수 있는 불이익은 가장 큰 게 재승인을 하지 않는 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승인 거부는 파장이 너무 커,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재승인을 못 받는 홈쇼핑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2000여명의 직원과 400여 협력사가 있고, 현대홈쇼핑은 약 500명, NS홈쇼핑은 약 1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차선으로 예상되는 게 조건부 재승인이나 승인기간 단축이란 불이익이다. TV홈쇼핑의 승인기단은 방송법과 방송법 시행령을 따른다. TV홈쇼핑은 1995년 GS홈쇼핑과 삼구쇼핑(현 CJ오쇼핑)이 첫 문을 연 이후 2009년까지 3년 마다 정부의 재승인 심사를 받았다. 지난 2010년에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3년에서 5년으로 재승인 기간을 연장된 상태다. 그러나 방송법 시행령에 재승인 심사결과를 고려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허가와 승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현행 5년 단위의 승인기간을 심사결과에 따라 3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이미 미래부는 이를 근거로 농협이 주도하는 제7홈쇼핑의 공영성 강화를 주문하며 승인기간을 3년으로 단축한 바가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홈쇼핑 승인 심사위원회가 승인기간 단축이란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가장 초조한 롯데, 여유있는 현대·NS


롯데·현대·NS홈쇼핑 중 롯데홈쇼핑이 이번 재승인 심사가 가장 불안한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은 최고경영자(CEO)였던 신헌 전 대표이사가 비리행위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롯데홈쇼핑은 신 전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24명은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게 포착돼, 결국 신 전 대표는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함께 가담한 비리 행위는 롯데홈쇼핑 생존의 문제로 직결됐다. 이 문제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돼, 재승인 탈락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는 빌미가 됐다. 롯데홈쇼핑이 현대·NS홈쇼핑보다 심사과정이 유독 더 힘든 이유다.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은 '경영투명성 위원회'를 신설해 외부 감시 기구를 두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 역시 여느 때보다 활발히 벌이면서 상생 기업이란 이미지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재승인 청문회엔 롯데홈쇼핑 강현구 대표이사를 포함해 편성부문장과 전략기획 부문장 등 최고위 임원진이 직접 나서 향후 계획과 대책을 발표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외부에서 조건부 승인이나, 승인기간 단축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며 "우선은 최선을 다해서 재승인 심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은 롯데홈쇼핑에 비하면 한결 여유가 있는 편이다. 관행적으로 행했던 불공정행위들은 있지만, 임직원이 검찰에 구속되는 사태 등 큰 사건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불공정 거래행위를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받은 과징금도 롯데홈쇼핑에 비해 적은 편이다. 공정위는 롯데홈쇼핑에 과징금 37억4200만원,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에 각각 16억8400만원을 부과했다.

현대·NS홈쇼핑의 걱정은 재승인 심사 탈락보다는 롯데홈쇼핑과 함께 묶여서 예상보다 큰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점이다. 홈쇼핑 재승인 심사위원회에서 3곳에 차등을 두고 롯데홈쇼핑 한 곳만 무거운 징계성 결과를 내리기보다는 3곳에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성공적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NS홈쇼핑은 재승인 심사위원회의 결과보다는 새로운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농협 중심의 제7홈쇼핑에 관심이 더 많은 눈치다. 농수산물 중심으로 시작한 NS홈쇼핑 입장에선 농협이라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상당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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