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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부동산] '아파텔', 전세난 속 틈새 수익형부동산으로 인기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4-21 09:18


몇 년간 불난 것처럼 타오르던 전세난이 결국 오피스텔로 옮겨 붙었다. 정확히는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 일명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이 대체 부동산 상품으로 조명을 받으며 몸값이 오르고 있다. 집값보다 더 오르는 전셋값에 질린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젊은 층이 아파트처럼 살 수 있는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며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원룸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으로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 제대로 월세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웠다. 2룸·3룸 스타일의 아파텔은 원룸에 비해 수요가 적어 공급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늘어난 소형가구와 집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신혼부부들이 아파텔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부동산 틈새 투자처로 뜨고 있다.

천대 받던 아파텔, 귀한 몸값으로

그동안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3㎡(약 10평) 미만의 원룸이 당연한 것처럼 분양됐고, 수요자들도 주로 원룸을 찾았다. 아파텔, '하우스텔'(하우스+오피스텔)이라 불리는 중소형 오피스텔은 시장에 존재했지만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의 미친 전셋값에 놀란 사람들이 아파텔에 관심을 보이며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아파텔로 불리는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은 특화된 평면과 구조를 갖추고 있어 2~3인이 생활하기에 적합하다. 원룸 오피스텔에서 2~3인이 함께 살기엔 상당히 불편해, 신혼부부나 하우스셰어를 원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텔'은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적은 일종의 블루오션 부동산이다.

아파텔은 초소형 오피스텔과 달리 60㎡(약 18평) 안팎 또는 크게는 중형아파트 못지않은 84㎡(약 25평) 넓이의 오피스텔을 말한다. 공간이 넓기 때문에 아파트와 비슷한 실내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겉은 오피스텔이지만, 속은 아파트와 똑같다. 일반 아파트처럼 방 3개에 화장실이 2개인 오피스텔도 있다. 아파트처럼 판상형 구조에 3베이 구조를 갖춰 마치 베란다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파트처럼 드레스룸과 식료품 저장실(pantry·팬트리)을 갖추고 있는 곳도 있다. 오피스텔이지만, 사무공간이 아니라 모두 주거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들까지 풀옵션으로 설치돼 있는 곳들도 많다. 혼수로 비싼 돈을 들여 가전제품을 구입해야하는 신혼부부들에겐 집과 함께 혼수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투자보다 거주의 개념이 커지고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아파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최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혼부부들이 아파텔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실제로 아파트 대체 부동산은 그동안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인 빌라였다. 그러나 빌라는 보안이 허술하고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아파텔을 찾는 여성들이 많다. 아파텔은 아파트처럼 보안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경비업체나 경비원이 항시 보안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사무소, 경비원과 언제고 소통이 가능해 택배 등의 다양한 편의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집보다 차를 먼저 구입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편리한 주차가 주거 선택의 중요 조건중 하나다. 젊은 층이 빌라보다 주차가 편리한 아파텔을 선호하는 이유다.

아파트보다 높은 청약경쟁에, 아파텔 분양 봇물

지난 1월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172실을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는 청약모집에 7만2639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422대1을 기록했다. 이는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공개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방 3개의 전용 77㎡(약 24평)는 30실 공급에 2만4014건이 몰려, 800대1이란 경이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반도건설의 '반도유보라 4차'의 오피스텔 59㎡(약 18평) 154실 역시 분양 첫날 전량 계약이 완료됐다. 한화건설의 '위례 한화 오벨리스크'의 방 3개형인 66㎡(105실)과 77㎡(70실) 분양엔 8600여명의 청약 신청자가 몰리면서 4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인천 송도에 선보인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티'의 방 2개 오피스텔은 5.1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지난해 5월 서울 마포구의 '상암 오벨리스크 2차' 오피스텔은 방 2개 오피스텔 역시 원룸을 제치고 최고 경쟁률인 25.5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그동안 오피스텔 분양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줄줄이 이어졌는데, 방 2개·방 3개형 오피스텔은 원룸 오피스텔과 달리 뜨거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같은 청약 열기는 아파트처럼 살 수 있는 오피스텔, 즉 아파텔이였기 때문이다.

아파텔 분양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저건설은 서울 당산동에 '당산 리버리치 아파텔'을 분양 중이다. 이곳은 2베이·3룸형 오피스텔로 지하 3층~지상 19층이다. 전용면적 43.49㎡(약 13평)~148.56㎡(약 45평)으로 총 170실을 내놨다. 원룸은 35가구, 2룸형은 83가구, 3룸형은 51가구, 4룸형은 1가구로 구성됐다. 원룸 오피스텔보다 아파텔 가구가 더 많다. 드레스룸, 메이크업룸 같은 아파트에만 있는 공간들도 따로 구성돼 있다. 교통은 여의도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강남, 홍대, 김포공황 이용이 편리해 대중교통과 자동차 이용 모두 편리하다. 2016년 입주 예정이다.

KTX광명역과 가까운 '광명역 지웰 에스테이트'는 2룸 스타일로 사람들을 끌고 있다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의 입주 효과를 누리고 있는 광명역세권지구로 KTX와 지하철 1호선 광명역을 이용할 수 있다. '위례 아이파크 1·2차'의 시행사였던 네오벨류는 광교신도시 C3블록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및 상가로 구성된 주거복합단지를 분양하는데, 300여실 전부 3룸형으로 설계했다.

아파텔, 아파트 아닌 오피스텔로 법 적용받아

아파텔이 이같은 인기라고 무작정 투자를 하는 건 위험하다. 아파텔이 아파트와 실내 구조가 비슷하고, 명칭이 아파텔로 불려도 엄연히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아파트처럼 매매를 해서는 안 된다. 아파텔은 부동산거래를 비롯해 법률, 대출 등 관련된 행정 업무가 모두 오피스텔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아파텔은 건축법 적용을 받는 오피스텔이라 아파트보다 계약 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전용률)이 낮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전용률이 75% 정도인데 반해, 오피스텔은 50% 정도이다. 아파텔 역시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전용률이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같은 면적을 분양 받아도,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은 실제 사용 면적이 더 좁을 수밖에 없다. 관리비 역시 대부분 분양면적에 따라 납부하기 때문에 아파트에 비해 비싼 편이다. 오피스텔은 일반적으로 아파트보다 평당 관리비가 높은 편이라, 같은 평형이라도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가 많은 것도 단점이다.

지난해 11월 이전에 분양한 오피스텔은 분양면적에 벽체면적까지 포함된다는 것도 살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25일 오피스텔 분양면적을 계산할 때 아파트처럼 실내에서 눈으로 봤을 때 보이는 벽체 안쪽 면적을 기준(안목 치수)으로 삼도록 했다. 이전까지 분양된 오피스텔은 건물 벽체 중심선을 기준(중심선 치수)으로 면적을 계산했다. 예전에 분양된 중심선 치수인 84㎡(약 25평)인 오피스텔은 안목 치수로 변환하면 76~78㎡(약 23평), 59㎡(약 18평)는 52~54㎡(약 16평) 수준이다. 현재 분양되고 있는 아파텔은 약 6㎡(약 2평) 정도가 과거보다 넓어진 셈이다.

3.3㎡(1평)당 분양가도 따져봐야 한다. 아파트는 분양면적 기준이지만, 오피스텔은 계약면적이 기준이다. 분양면적은 전용면적에 엘리베이터·계단 등 주거 공용면적을 합친 것이고, 계약면적은 분양면적에 관리사무소·주차장 등 기타 공용면적까지 더한 것이다. 따라서 분양 당시 업체가 제시하는 오피스텔의 3.3㎡당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낮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분양가만 보지 말고, 전용면적으로 환산해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세금 문제도 있다. 아파텔은 상업시설인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취득세가 아파트보다 높다. 현재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취득세가 1.1%인데 반해 오피스텔은 매입가격의 4.6%나 된다. 아파트는 주거 안정 및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취득세를 낮췄지만, 실제 주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상업시설로 분류되는 아파텔은 그 세금 혜택을 보지 못한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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