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커피빈, '꼼수' 통해 소비자에게 비싼 커피값 전가 논란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4-20 09:21


점심 한 끼 가격과 비슷할 정도로 비싼 커피값이지만, 직장인·대학생 할 것 없이 유명 커피숍을 자주 찾는다. 특히 다른 브랜드에 비해 커피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커피빈'과 '스타벅스'이지만, 매장에는 사람들이 꽉꽉 찰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커피빈의 비싼 커피값엔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란 꼼수가 꼭꼭 숨어 있다. 커피빈은 커피 외에 내용물 추가, 교체 등의 옵션 주문을 유독 비싸게 받으며 소비자로부터 몇백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간다. 지나치게 비싼 커피값에다 지나친 소비자 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우유를 두유로 교체하면 500원 더 받는 '꼼수'

100% 직영 체제로 운영되는 커피빈은 다른 브랜드 커피숍에 비해 커피값이 비싼 곳으로 유명하다. 커피빈은 커피의 기본인 아메리카노가 4500원이고, 카페라떼는 5000원이다. 커피 5000원 시대를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안 그래도 비싼 커피빈에서, 카페라떼를 주문할 때 우유 대신 두유로 넣으면 추가비용 500원을 낸다. 소비자가 두유로 교체한 카페라떼를 주문하면 커피빈 직원은 500원의 추가비용을 고지하고 5500원을 결제한다. 결국 커피빈에서 두유를 넣은 카페라떼는 5500원이 되는 셈이다.

만약 같은 카페라떼 음료를 스타벅스에서 주문하면, 원래 스타벅스의 카페라떼 가격인 4600원에 추가 비용 없이 마실 수 있다. 우유 대신 두유로 내용물을 교체할 때 추가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브랜드 커피숍에서도 두유 교체를 요구할 경우 추가 비용이 있을까. 유명 커피숍 브랜드인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등에서도 우유를 두유로 교체할 경우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 이상하게 유독 커피빈만 두유 교체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커피빈의 카페라떼 가격 5000원에 이미 포함된 우유값은 커피빈에서 돌려주지 않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두유 값 500원은 받으면서,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은 우유의 재료값은 소비자에게 말도 하지 않고 돌려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커피빈의 지나친 소비자 전가는 이뿐만이 아니다. 커피숍에서 커피 음료에 에스프레소샷, 시럽, 파우더, 휘핑크림 등의 '엑스트라' 주문을 할 경우 약간의 비용이 추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커피빈은 이 엑스트라 주문 역시 상대적으로 비싸다. 커피빈에서 커피에 시럽, 파우더, 샷 등을 추가 주문할 경우 700원의 추가 요금을 요청한다. 그런데 스타벅스의 경우는 비슷한 엑스트라 주문을 할 경우 600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등은 엑스트라 주문 비용이 500원이다. 유명 커피숍 브랜드 중 커피빈이 엑스트라 주문 비용이 가장 비싸다.

결국 커피빈의 커피 가격은 제일 비싸면서, 엑스트라 주문 비용도 가장 비싸다. 그리고 우유의 두유 교체 비용은 추가로 받고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백원이 적은 금액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커피빈이 지나친 장삿속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커피빈 측은 "매장에서 우유 대신 두유를 요구하시는 분들이 소수이고, 미국에서 모든 재료를 가져오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소비자 만족도는 꼴찌

커피숍 시장이 과열되면서 커피빈은 지난해 매장 수를 1곳만 확장했다. 매장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한 커피숍 브랜드에서 어찌 보면 커피빈은 한발 물러선 셈이다. 대신 커피빈 영업이익률은 2년 연속 상승하며 주머니를 단단히 챙겼다.

지난해 커피빈은 매출 1463억원, 영업이익 124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상승했다. 매장 확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전년 90억원에서 124억원으로 무려 38%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3.8%에서 2013년 6.3%, 지난해 8.5%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커피빈은 모든 커피 메뉴에 대해 200~300원 정도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 가격 인상을 비롯해, 알게 모르게 소비자에게 전가된 몇백원이 커피빈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은 연매출 기준 점유율이 높은 7개의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소비자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7개 업체는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이디야,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탐앤탐스 등이었다. 커피빈은 이 조사에서 최하점으로 만족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7개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 평균은 3.70점(5점 만점)이었다. 업체별로는 이디야커피가 3.75점으로 가장 높았고,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가 각각 3.74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카페베네 3.70점, 엔제리너스 3.69점으로 근소한 차이로 중위권을 지켰고, 커피빈과 탐앤탐스는 각각 3.64점으로 최하위에 동시에 랭크됐다. 이번 소비자만족도 조사 결과, 커피의 맛은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가격에 대한 만족도 차이가 상당히 컸다. 커피빈은 가격적정성에서 2.51점을 얻으며 소비자로부터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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